어떤 일들은 하면 책임을 져야 한다.
“수작 부리지 마! 그 당시 우리 엄마야말로 아빠의 첫사랑이었어, 네 엄마가 후자였다고. 결국 병든 몸을 이끌고 남자 하나 지키지 못해서 우리 엄마는 그저 하루빨리 벗어날 수 있게 도와줬을 뿐이야!”
심지안은 이내 얼굴이 싸늘하게 변했고 옆에 있던 뜨거운 커피를 들어 그녀의 얼굴에 뿌렸다.
이 8년 동안 그를 뒷바라지 하기 위해 그녀는 빨래와 밥하는 것을 배웠고, 또 그에게 걸맞는 아내가 되기 위해 피아노, 그림 등을 배웠으며 심지어 그가 자신을 싫어한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를 사랑하고 있었다.
오직 그가 자신의 이런 모습을 보며 진심으로 그녀를 사랑하게 되어 그녀와 결혼해주기 꿈꾸며.
그러나 현실은 그녀에게 매몰찼다. 하은철은 그녀를 사랑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사촌 여동생을 사랑하고 있었다.
“월녀야, 우리 여인들이 바라는 건 뭘까? 결국 강력한 힘을 가진 서방이지 않겠냐? 나를 위해 부귀영화를 가져다주고 한평생 호화로운 삶을 줄 수 있는 서방 아니겠냐? 진아가 지금 가끔 길을 잘못 들긴 했지만 사실 우리 모두 알잖니? 진아는 그냥 잠시 마음이 흔들린 것뿐이다.”
서비는 계속 설득했다.
“진아가 예전에는 너를 얼마나 좋아했는지도 네가 알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 그 산골 계집에게 마음을 준 것도 그저 새로움에 끌린
것뿐이니 곧 싫증 날 것이다.”
다들 무리 지어 노는 사람들하고 연애하지 말라고 했는데, 그때 나는 기준이 나를 사랑한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후에 세연이 나타나서야 나는 완전히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기준의 첫사랑이라 사랑에 대한 인식은 모두 세연을 만났을 때 형성된 것이다.
기준에게 사랑에 빠져 눈이 먼 나는 기준이 걱정하지 않도록 수영도 배웠고 잠수를 한 사진도 보냈다.
“그런데 당신이 이 사람과 함께 있을 줄은 몰랐어. 하지만 난 네가 여전히 날 사랑한다는 걸 알아. 이 사람은 단지 내가 떠난 후 네가 상처를 치료하는 데 사용한 도구일 뿐이겠지. 이제 너도 임신했고 나도 더 이상 가지 않을 거니까 우리 결혼하자.”
준혁은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프러포즈를 했고 나는 그 모습을 냉정하게 보고 나서야 그들이 원래 알고 있는 사이였다는 것을 알았다.
‘어쩐지 내가 주연과 처음 만났을 때 가끔 갑자기 슬퍼하곤 했었지.’
가스라이팅과 폭력으로 시아를 가로채 간 세찬과 결혼한 시아를,
그런 사정들이 있는 줄 모르고 오해했고
시아의 전 남편인 세찬이 전에 기회장에게 돈 장난을 한 그 졸부의 아들인 것까지.
폭력에 의해 결혼항 걸 몰랐던 서우는 시아를 오해했고,
첫날 밤 이후 아무런 말도 행동도 없던 서우를 시아가 오해했고..
그렇게 엇갈린 시간 속에 서로를 포기하고 있다가...
어느날 폭행으로 병원에 실려온 시아를 보고
민아는 이 말도 안 되는 억지에 어이가 없다는 듯 멍하니 그의 일그러진 얼굴을 바라보다, 이내 깊게 상처받은 붉어진 눈빛으로 고개를 푹 떨구었다.
사랑만으로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을 거라 믿었던 귀국 후, 두 사람 사이에서 처음으로 터져 나온 끔찍하고 신경질적인 싸움이었다.
"오빠 진짜... 사람을 너무 비참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