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을 위한 결혼식
서연후는 타고난 페로몬 샘이 약해 평범한 베타로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사고에 휘말려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얼굴을 망가뜨렸다.
그 사고 이후, 지태경은 서연후에게 청혼했다. 오랫동안 품어온 사랑이 드디어 이뤄진 순간이었다.
서연후는 마침내 소원이 이루어졌다고 믿으며, 가장 사랑하는 지태경과 결혼했다.
하지만 지태경의 신분은 특별했다.
둘은 혼인신고를 할 수 없었고, 성대한 결혼식도 꿈꿀 수 없었다. 그저 조용히, 아무도 모르게 작은 결혼식을 치를 뿐이었다.
결혼식 날, 하객은 단 한 사람뿐이었다. 적막하고 썰렁했지만, 서연후는 아쉬움 하나 없었다. 그는 자신의 결혼식에 진심으로 만족했다.
결혼 후 6년 동안 지태경이 집에 돌아오는 일은 거의 없었다.
둘은 늘 떨어져 지냈고, 서연후는 그가 바쁘다는 것을 이해하며 어떤 불평도 하지 않았다. 조용히, 말없이, 혼자 있는 집을 지켜왔다.
그렇게 살던 어느 날, 서연후는 우연히 누군가의 약혼식장에 들어가게 되었다. 사람들로 가득 차 소란스러울 만큼 떠들썩한 현장, 그 한가운데 서 있는 예비 신랑은 너무도 익숙한 얼굴이었다.
지태경. 그의 남편, 그 남자가 다른 사람과 약혼하고 있었다.
그제야 서연후는 뒤늦게 꿈에서 깨어났다. 그날의 결혼식은 감사의 마음 정도로 베풀어진 시혜였을 뿐이었다. 서연후만 진심이었던 작은 인형 놀이 같은 결혼이었다.
결혼식을 성대하게 치르지 못했던 이유는 단 한 가지였다. 그럴 가치가 없어서.
서연후가 자랑스럽게 여겼던 결혼은, 애초에 그에게만 보이도록 만들어진 것이었다.
...
지태경 X 서연후
초반에는 오만하고 냉담하지만 후반에는 미친 듯 매달리는 공 X 초반에는 솔직하고 다정하지만 후반에는 독설을 숨기지 않는 까칠한 수
알파 베타, 후반 알파 오메가 (수, 베타→오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