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어 경단
동생이 갑자기 전화를 걸어서, 회사 지분 30%를 내 명의로 넘기겠다고 했다.
[누나, 그동안 나를 정말 많이 도와줬잖아. 이제 회사도 자리를 잡았고 돈도 벌기 시작했으니까, 누나한테 내 지분 30%를 넘기려고 해.]
나는 뜻밖의 말에 얼떨떨한 마음으로 동생의 회사까지 달려갔다.
회사에 도착하자, 서류에는 이미 서명할 자리까지 마련되어 있었다.
그런데 펜을 집으려는 순간, 갑자기 눈앞에 글자가 떠올랐다.
[서명하지 마! 이건 지분 양도가 아니라 채무 연대 보증이야!]
[그 회사는 이미 자산보다 부채가 많아. 사인하는 순간 넌 연대 보증 책임을 지게 되고, 62억 원의 빚을 전부 떠안게 돼!]
[네 집, 예금, 심지어 네 딸의 집까지 강제집행을 당하게 될 거야!]
나는 펜을 든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본 동생이 웃으면서 내 손등을 가볍게 두드렸다.
“누나, 뭐 보고 있어? 사인하고 나면 나한테 맛있는 거 사줘야 해!”
동생의 손이 내 손에 닿는 순간, 머릿속에서 동생의 목소리가 울렸다.
[누나는 평생 너무 고생만 했어. 이혼하고 혼자 애까지 키우고 있으니까 진작 뭔가 해주고 싶었어.]
[다음 분기 배당금만 해도 적어도 2천만 원은 나올 거야. 그러면 누나도 대출금 갚는 데 좀 보탤 수 있겠지.]
[부모님도 일찍 돌아가셨고, 이제 우리 둘밖에 없잖아. 내가 누나한테 잘하지 않으면 누구한테 잘하겠어.]
나는 펜을 쥔 손끝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꼈다.
도대체 누구를 믿어야 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