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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uvelles 반전 후회 & Romans

Découvrez une collection de nouvelles sur le thème 반전 avec univers 후회 captivantes, avec des intrigues prenantes et une narration immersive. Idéales pour les lecteurs en quête de lectures courtes d’une heure, à dévorer en ligne.
나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오빠 - undefined roman & histoires
생타르트
재벌가의 가짜 딸로 몰려 집에서 쫓겨난 지도 벌써 6년째였다. 그리고 지금의 나는 피를 팔아 겨우 목숨을 이어가고 있었다. 손에 쥔 지폐 몇 장을 바라보며 약을 받기 위해 의사에게 연락하려던 그때, 갑자기 경호원이 뒤에서 내 무릎 뒤를 거칠게 걷어찼다. 다리가 힘없이 꺾이며 그대로 바닥에 무릎을 꿇은 순간, 고막을 찢는 듯한 비명이 들려왔다. “이 배은망덕한 것아! 넌 왜 또 여기 나타난 거야? 우리 서율이까지 죽일 셈이니!” 곧이어 매서운 손바닥이 얼굴을 세게 후려쳤다. 그제야 알았다. 눈앞의 여자는 보물처럼 아끼는 딸 강서율의 수혈용 혈액을 구하러 온 엄마라는 걸. 그리고 옆에 서 있던 오빠는 무너져 내린 엄마를 바라보더니 곧바로 경호원들에게 명령했다. “당장 끌어내.” 오빠는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듯 나를 바라보고는 내 손에 들린 현금을 보며 차갑게 비웃었다. “몇 년이 지나도 성질은 그대로네. 고작 몇십만 원 때문에 허영심을 못 버리고 피까지 팔고 다니고.” “보름 뒤면 서율이는 졸업하고 해외 유학을 떠날 거야. 그때쯤이면 집안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것도 끝이겠지. 네가 더 괴롭힐 일도 없을 거고.” “그때 가서 내가 부모님께 다 설명하고 다시 집으로 데려올게. 넌 여전히 우리 집 공주니까.” “집, 공주?” 나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다 끝내 고개를 저으며 웃어버렸다. 루게릭병 진행 속도는 너무 빨랐고, 나는 한 달도 버티지 못할 것이었다. 무엇보다도 가난한 장학생이었던 강서율의 말만 믿고 오빠가 나를 가짜라고 지목했던 그날, 그 순간부터 내게는 이미 돌아갈 집이 없었다.
구경꾼 황후 - undefined roman & histoires
건축업 왕씨
태자가 오늘 첩을 들인다는 소문이 들렸다. 그런데 그 성대한 행렬이 과거 정비를 맞이하던 날보다 무려 열 배나 더 호화롭다고 했다. 난 해바라기씨 한 움큼 움켜쥐고는 동궁으로 달려갔다. 첩이 정실을 제압하려는 꼴을 제대로 구경하려는 심보였다. 새로 들어온 첩은 과연 오만했다. 감히 정색 혼례복을 입고 대문 안으로 들어섰다. 내가 해바라기씨를 까며 혀를 차고 있던 그 순간, 그 여인이 갑자기 고개를 돌려 나를 쏘아보았다. “이분이 바로 수년째 독수공방하셨다는 언니이십니까.” “과연 단정하고 침착하시니, 보는 이의 마음을 편케 하는 정실의 풍도를 지니셨습니다.” 난 잠시 멍해졌다. 입을 열 틈도 없이, 그녀가 갑자기 내 손을 움켜쥐더니 자기 쪽으로 홱 당겼다. 찢기는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붉은색 혼례복 옷소매가 길게 찢겨 나갔다. 그녀는 짧게 비명을 지르더니, 말없이 눈물을 뚝뚝 흘렸다. “아, 언니... 어찌 제 옷자락을 잡아 뜯으십니까...” “이게 다 전하께서 상의원에 친히 부탁하셔서, 저를 위해 골라주신 천하제일의 명주인데...”
우연과 악연 - undefined roman & histoires
베리리
은퇴 선언 후 사람들은 드디어 내가 연예계에서 사라졌다고 좋아했다. 오로지 내 여자친구의 남자친구라고 소문난, 새로 떠오르는 음악 천재라고 불리는 진성균만이 반대하면서 수많은 기자들 앞에서 가식적인 모습을 보였다. “전부 오햅니다. 지해일 선배님은 가요계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입니다. 전 지해일 선배님이 언젠가 다시 가요계로 돌아오길 바랍니다.” 나는 핸드폰을 꺼버리고 그가 했던 말도 전부 무시했다. 지난 생에서 내가 만든 곡이 진성균이 만든 곡과 똑같았다. 네티즌들은 나에게 표절꾼이라며 욕했고 표절의 대가로 온 가족이 죽을 것이라며 저주했다. 인정할 수 없었던 나는 음악 제작 과정을 전부 공개했지만 최종 음원 공개 시간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진성균은 나보다 10분 일찍 음원을 공개했다. 이 10분 때문에 나는 악플러들의 공격을 받았고 어떤 사람들은 영정사진을 만들어주기도 했으며 심지어 내 집까지 찾아와 낙서까지 하기도 했다. 몇 년 동안 공격당한 나는 결국 우울증을 앓게 되었다. 부모님은 나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온갖 재산을 쓰면서 노력하고 있었지만 진성균의 열성팬이 저지른 방화로 결국 사망하고 말았다. 진성균이 골든 뮤직 어줘즈에서 상을 받던 그 날, 나는 옥상에서 뛰어내렸다. 그런데 다시 눈을 뜬 순간 신곡 발표하는 그날로 돌아왔다.
나 대신 양녀를 믿은 두 오빠 - undefined roman & histoires
수박홀릭
생리통 때문에 진통제를 시켰는데, 핸드폰에 여자 라이더님이라고 표시되어 있었는데 술 취한 남자가 왔다. 이번에 나는 두 오빠에게 도움을 청하기 위해 전화를 걸지 않고 직접 경찰에 신고했다. 전생에 두 오빠와 경호원들까지 급히 돌아왔고 결국 양녀의 연극을 놓쳐 양녀는 오빠들이 안 온 것을 보고 소품으로 자기를 찔러 죽었다. 두 오빠는 나를 위로했다. “자책하지 마, 적어도 넌 무사하니까.” 하지만 오빠들은 나를 묶어서 술 취한 사람들에게 넘겼다. “술주정뱅이일 뿐인데 쫓아내면 되지, 왜 우리를 부른 거야? 이제 됐어, 소유가 죽었으니 넌 살 생각하지 마!” 눈을 뜨자, 나는 다시 술 취한 사람이 문을 부수던 날로 돌아왔고 이번에는 내가 전화를 안 해서 드디어 양녀의 연극을 보고 응원을 해주었다. 하지만 연극이 끝난 뒤 그들은 후회했다.
죽음 뒤에 남겨진 나, 아빠의 조각이 되다 - undefined roman & histoires
운생
나는 누군가가 뿌린 유산을 맞고, 지하실에서 죽었다. 가족들은 나를 알아보지 못했고, 신고조차 하지 않았다. 엄마는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수술용 칼을 들어, 내 살과 뼈를 분리해 냈다. 아빠는 흥분한 표정으로 내 뼈대를 석고 속에 묻어 넣어 정교한 석고 조각상을 만들었다. 언니는 그 조각상을 가지고 수많은 상을 휩쓸며 모두가 칭송하는 천재 소녀가 되었다. 그런데, 조각상이 산산조각이 나면서 안에 숨겨져 있던 반쯤 잘린 손가락이 드러났다. 이에 그들은 혼란에 빠졌다.
애한별곡 - undefined roman & histoires
소이
경성 사람들은 모두 대장군 심무열이 첩을 목숨처럼 아낀다고 말했다. 연회가 열릴 때마다 나는 정홍색 치마를 입고 경성의 정실부인들과 나란히 앉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가을 사냥에서도 심무열은 여전히 나를 곁에 데리고 갔다. 불길처럼 붉은 기마복을 입은 내 모습을 본 부인들은 질투에 이를 갈며 비꼬는 말들을 끊임없이 내뱉었다. "첩을 데리고 온 것도 모자라, 붉은 옷까지 입히다니. 이게 대체 무슨 예법이란 말입니까!" "그렇게 좋으면 차라리 정실로 올리면 될 것을. 결국 보여주기 위한 것뿐이지요!" 심무열은 내 손을 잡은 채 조금도 개의치 않다는 듯 말했다. "부인이면 어떻고 첩이면 어떠냐. 나는 그저 내 소현이가 붉은 옷을 입은 모습이 좋을 뿐이다." 그가 이토록 나를 감싸 주니, 나는 마땅히 기뻐해야 했다. 하지만 내 마음은 씁쓸하기만 했다.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심무열이 내가 붉은 옷을 입은 모습을 좋아하는 것은 진심이지만, 나를 연모하지 않는 것 또한 진심이라는 것을. 어제 그에게 탕을 가져다주러 갔다가, 나는 실수로 그의 밀실에 들어가고 말았다. 그 안에는 한 여인의 초상화 한 폭이 걸려 있었는데, 그 여인은 나와 똑같은 얼굴에 나처럼 붉은 옷을 입고 있었다. 그림 아래 적힌 화제에는 "나의 부인 청월"이라고 쓰여 있었다. 그 순간, 나는 마침내 왜 내가 다른 색의 치마로 갈아입을 때마다 그가 화를 냈는지 알게 되었다.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나를 다른 여인의 대역으로 여기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저 흰 치마를 좋아하는 강소현이고 싶을 뿐이다.
긴 항해의 끝, 인생은 시작된다 - undefined roman & histoires
온빛
절친이 아이를 낳은 뒤, 나는 아기를 안고 어르며 놀아 주었다. "아가야, 착하지? 나는 이모고, 이쪽은 삼촌이야." 곁에 서 있던 서지훈이 불쑥 입을 열었다. "삼촌 아니야. 아빠야." 잘못 들은 줄 알았다. 그런데 그는 느긋하게 입꼬리를 당기더니 다시 말했다. "내 아이야." "네 아버지 돌아가신 날, 나연이랑 밤새 잤어. 콘돔도 한 갑이나 썼고." 나는 그 자리에 굳어 버렸다. 목이 턱 막혀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한참이 지나서야 겨우 입을 뗐다. "하지만 우리, 어제 혼인 신고했잖아." 서지훈은 웃으며 나를 끌어안고 달래듯 말했다. "걱정 마. 나랑 걔는 기껏해야 잠자리 상대야. 결혼할 거였으면 진작 했지." 말을 잇던 그가 잠시 뜸을 들였다. 그러더니 짓궂은 악의를 담아 말했다. "나연이가 아직도 너한테 숨겼어? 우리 예전에 사귀었어. 걔 첫 남자도 나고."
그가 결혼한 날, 나는 떠났다 - undefined roman & histoires
무명
7년을 사귄 남자친구는 나와 혼인신고를 하기로 한 약속을 99번이나 취소했다. 처음에는 새로 뽑은 여비서가 사무실에 갇혔다며 급히 회사로 돌아갔다. 나는 혼인신고를 하러 간 구청 앞에서 새벽까지 기다려야 했다. 다섯 번째에는 함께 신고서를 작성하던 중, 여비서가 거래처 고객에게 괴롭힘을 당한다는 연락을 받고 달려갔다. 남겨진 나는 사람들의 비웃음거리가 됐다. 그 후로 우리가 어느 날 혼인신고를 하기로 하든, 여비서에게는 어김없이 그의 도움이 필요한 일이 생겼다. 결국 마음을 완전히 접은 나는 떠나기로 했다. 내가 남안시를 떠난 뒤, 송재원은 무려 5년 동안 미친 사람처럼 나를 찾아다녔다.
엄마, 내 심장 예뻐요? - undefined roman & histoires
연일
고작 내가 동생보다 닭다리를 하나 더 먹었다는 이유로 나는 폭설이 내리는 날 집에서 쫓겨났다. 그 후 고고학을 연구하는 아빠가 직접 내 시체를 파냈지만 머리가 없었던 지라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분명 시체에 나와 똑같은 흉터가 있었는데도 아빠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그리고 엄마는 직접 내 심장을 파서 학생들에게 보여주셨다. “이건 선천적인 심장병을 앓고 있는 심장입니다. 다들 함께 연구해 봅시다.” 오래 전 엄마는 내가 어떤 모습으로 변하든지 다 알아볼 거라고 했다. ‘엄마, 전 이제 심장밖에 남지 않았는데 알아보겠어요?’
8번째 약속도 너는 없었다 - undefined roman & histoires
밀알
심우열은 원칙주의자로 유명한 사람이었다. 시간을 철저히 지키고 규칙을 어기는 법도 없었으며, 한 번도 예외를 두지 않았다. 하지만 혼인신고만큼은 방연서를 무려 8번이나 바람을 맞혔다. 첫 번째는 8년 동안 해외에 나가 있던 후배 이현지가 귀국하는 날이라 공항에 마중을 나갔다. 두 번째는 이현지가 요리를 하다 손가락을 살짝 데었다고 하자, 심우열은 혼인신고를 하러 가던 도중에 되돌아가서 그녀에게 약을 발라줬다. 세 번째는 이현지의 아들이 아파서, 급히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야 했기 때문이었다. ... 이번이 벌써 8번째였다. 이번에도 심우열은 나타나지 않았다. 심우열은 급하게 전화만 한 통 걸어왔다. [급한 일이 생겼어. 조금 늦을 것 같아.] 방연서는 눈앞에서 두 사람의 번호를 차례로 부르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때 창구 직원이 유리창을 가볍게 두드렸다. “아가씨, 남자친구분은 또 안 오셨어요? 저희 곧 퇴근해야 하는데...” 방연서가 다시 전화를 걸려던 순간, 심우열의 문자가 먼저 도착했다. [오늘 혼인신고는 못 할 것 같아. 다음에 하자.] 그 문자를 바라보는 순간, 가슴속 깊은 곳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씁쓸한 느낌이 차올랐다. 방연서가 휴대폰을 접고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순간, 이현지의 SNS 게시물에 시선이 멈췄다. 사진 속 이현지는 활짝 웃고 있었다. 그 옆에는 그녀의 아들을 안은 채 다정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심우열이 있었다. 사진 아래에는 글이 적혀 있었다. [현준이가 놀이공원에 가고 싶다고 했어요. 오늘 하루 함께해준 선배님, 감사해요!] 그 사진을 보는 순간, 목구멍에 납덩이가 들어찬 것처럼 무겁고 답답했다. 결국 심우열이 말한 급한 일이란, 이현지의 아들을 놀이공원에 데려가는 일이었다. 심장을 쥐어짜는 듯이 아팠고, 서러움과 분노에 온몸이 떨렸다. 심우열에게 당장 전화해서 따지려던 그때, 댓글에서 남자의 친구가 남긴 장난스러운 글이 눈에 들어왔다. [몇 년이 지나도 우열이는 여전히 후배를 각별히 아끼네.]
결혼 8년, 남편이 내연녀와 공개 연애를 시작한다 - undefined roman & histoires
봉봉
영화제 대상 수상자를 받은 그와 결혼한 지 8년째, 남편은 당당하게 여배우 강소예와 함께 공식 발표를 했다. 그와 그녀는 함께 입양한 ‘아이’의 생일을 축하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나는 평소처럼 전화를 걸어 따지지 않았다. 오히려 그가 참지 못하고 먼저 나에게 먼저 설명을 했다. “이건 우리가 함께 입양한 고양이야. 생일이니까 아빠인 내가 빠질 수 없잖아.” 나는 차분하게 말했다. “입양한 고양이이면 별로 의미 없잖아. 이혼 계약서에 서명하고, 걔랑 아이를 낳지 그래, 얼마나 좋아.”
이별 끝자락에 피어난 사랑 - undefined roman & histoires
신포도
내가 송준기를 가장 사랑할 때, 그는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었다. 겨울은 추웠고, 나는 이불 속에서 몸을 웅크린 채 밤새 떨었다. 그러나 준기는 다른 여자를 품에 안고 그녀의 발을 따뜻하게 해주었다. 또한 나를 보고 오버한다며, 더는 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준기는 몰랐다. 내가 곧 죽을 거라는 사실을. 이제 준기는 나를 다시 볼 수 없을 것이었다.
가족들이 원한 대로 나는 사라져 주었다 - undefined roman & histoires
복숭아
2년을 기다린 기증 심장을 남편이 내 친부모의 양녀 윤채린에게 넘겨 이식했다. 의사는 내게 마지막으로 남은 시간이 일주일뿐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나는 사후에 내 몸을 냉동 보존하기로 했다. 나는 내 시신을 윤채린이 일하는 연구소에 기증했다. 기증 동의서에 서명한 날, 아들 강이준이 내 품으로 뛰어들면서 엄마가 드디어 이모와 화해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부모님은 내가 드디어 자매끼리 아끼고 서로 돕는 법을 알게 됐다며 칭찬했다. 남편 강도윤은 내가 마침내 앙금을 내려놓고 사리를 분별하게 됐다며 안도했다. 나는 살짝 웃었다. 맞다. 이번에는 내가 정말 말을 잘 듣게 됐다. 나는 윤씨 집안의 친딸이라는 자리를 윤채린에게 돌려주고, 모두를 만족시켜 줄 생각이었다.
부디 이생에서는, 다시 만나지 않기를 - undefined roman & histoires
별
변방의 경계가 뚫리자, 고씨 가문의 젊은 장군이 출사표를 던졌다. '적국을 파멸시키지 않고서는 결코 돌아가지 않겠노라.' 아바마마께서는 크게 기뻐하시며 그에게 묵직한 포상을 내리기로 하셨다. 경성 사람이라면 모두가 알고 있었다. 고도진과 나의 하나뿐인 언니가 서로 마음이 통한 사이라는 것을. 하지만 그는 나를 선택했다. 혼례를 치른 첫날밤. 그는 침상 앞에 서서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번 전쟁은 죽을 고비가 태반이다. 난 채영이가 그런 사지로 내몰리는 모습을 차마 볼 수 없었다. 헌데 거역할 수 없어 너를 선택했을 뿐이다. 너한텐 미안하게 되었구나." 나는 잠시 침묵하다 참지 못하고 물었다. "그럼 저는 무엇입니까?" 그가 서늘하게 웃었다. "내가 너한테 빚을 졌다 생각하거라." 잠시 후, 그가 문을 열고 나가자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고도진은 알지 못했다. 나 역시 오랫동안 가슴속에 품어온 사람이 있었음을. 그러니 그와 나 사이에 빚 따위는 없었다. 변방에서 함께 보낸 피비린내 나는 칠 년의 세월. 암살을 당할 뻔하고, 습격을 받으며, 상처를 입고, 목숨을 걸고 도망쳤다. 나는 단 한 번도 불평하지 않았다. 오히려 온 힘을 다해 고도진이 군심을 잡도록 돕고 뒤를 수습했다. 심지어 그가 중상을 입고 사경을 헤맬 때, 맹독을 다스릴 뱀의 쓸개가 필요하다 하여 친히 독사굴로 뛰어들기까지 했다. 그리고 마침내 고도진은 대승을 거두고 오랑캐를 무찔러 영토를 넓혔다. 개선문으로 들어선 그에게 아바마마께서는 진북왕이란 칭호를 내리시며 원하는 바를 물으셨다. "소인, 간절히 청하옵나이다. 지금의 아내를 첩으로 강등하고, 채영 공주를 정실로 삼게 해주시옵소서.” 그는 끝내 언니를 곁에 두고자 했다. 하지만 다행이었다. 나 역시 마침내 오랜 소원을 이루고, 미련 없이 그의 곁을 떠날 수 있게 되었으니.
사랑은 착륙하지 않았다 - undefined roman & histoires
깃나래
심건하는 8년째 조종사로 비행 중이었다. 심건하가 부기장에서 기장으로 승진하기까지, 나는 늘 이 남자의 곁을 지켰다. 심건하가 가장 바쁘던 해에 나는 내가 다니던 회사까지 그만뒀다. 남편의 비행 일정에 맞춰 매일 밥을 차리고, 그가 돌아올 시간을 기다렸다. 나는 딱 한 번,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언젠가 한 번만, 당신이 보는 하늘을 나도 볼 수 있을까? 정말 한 번이면 돼.” 심건하는 젓가락질조차 멈추지 않고 차갑게 말했다. “거긴 일하는 곳이야. 놀러 가는 데가 아니고.” 나는 알겠다고 했다. 그 뒤로 다시는 묻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밤이었다. 잠이 오지 않아 뒤척이다가, 심건하의 핸드폰 갤러리에서 우연히 ‘비밀 앨범’ 하나를 발견했다. 앨범 안에는 사진이 40 장 넘게 들어 있었다. 전부 조종석에서 내려다본 풍경이었다. 구름바다, 노을, 비가 갠 뒤 떠오른 쌍무지개, 높은 하늘 위로 번진 은하수. 그 사진들은 모두 같은 사람에게 보내져 있었다. 저장명은 곰돌이 이모티콘 하나. 가장 최근에 저장된 사진은 사흘 전에 찍은 아름다운 노을이었다. 비행기 날개 끝에는 반쯤 기운 해가 걸려 있었다. 심건하가 덧붙인 말은 이랬다. [오늘 것도 참 예뻐. 다음에 오면 조종실의 오른쪽 관찰석에 앉아. 거기가 제일 잘 보여.] 상대는 포옹 이모티콘 하나와 함께 짧게 답했다. [내가 휴가 낼 때까지 기다려주세요!] 나는 핸드폰을 원래 있던 자리에 내려놓았다. 비밀번호도 바꾸지 않았고, 앨범도 지우지 않았다. 날이 밝자 평소처럼 조용히 커피를 내렸다. 조용히, 끝까지 마셨다. 그런 다음 노트북을 열어 사직서를 썼고, 달운시로 가는 항공권을 한 장 예매했다. 8년이었다. 이제 더는 심건하의 비행 일정에 맞춰 밥때를 맞추지 않기로 했다. 빈집에 혼자 남아 그가 어디쯤 날고 있을지 짐작하지 않기로 했다. 심건하가 바라보는 하늘에 내가 없다면, 이제 나도 이 남자를 기다리는 대신... 나는 내가 보고 싶은 노을을 보러 가기로 했다.
나를 내연녀라고 하는 비서 - undefined roman & histoires
가빛
엄마가 돌아가신 뒤, 나는 아빠와 의지하면서 살았다. 나는 몸이 안 좋아서 사람들이 계속 병신이라고 욕했다. 아빠는 내 침대 옆에서 약속했다. “아빠가 네 병 꼭 치료해 줄게, 네가 다시 이런 고통 안 받게 할게!” 후에 아빠가 유명한 사장이 되었고 개인 별장을 사서 내 병 치료에 전념했다. 아빠의 비서는 내가 아빠의 내연녀인 줄 알고 경호원을 데리고 나를 에둘렀다. “너 같은 병신이 사장님을 꼬셨어? 내가 오늘 너 가만 안 둘 거야!” 그녀는 내 휠체어를 발로 차고 내 머리를 잡아당겼으며 칼로 내 얼굴을 긋고 내 손을 잘라버렸다. 내가 죽기 일보 직전에 아빠가 돌아왔고 그녀는 내 잘린 손을 들고 아빠에게로 다가갔다. “사장님, 이 손은 경쟁 회사에서 보낸 스파이의 손입니다. 제가 대신 해결했어요.”
비 온 뒤 맑음 - undefined roman & histoires
봉소안
윤서진과 배도현이 결혼 3주년 기념일을 맞던 날, 배도현은 친구들을 불러 모아 축하 파티를 열었다. 다만 윤서진이 들뜬 마음으로 파티장에 도착했을 때,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은 충격 그 자체였다. 배도현이 글쎄 어릴 적부터 줄곧 마음에 품어왔던 첫사랑 최지영 앞에 무릎을 꿇고 청혼을 하는 것이었다. 윤서진은 목소리를 내리깔고 그에게 따져 물었다. 하지만 이 남자는 귀찮다는 듯이 그냥 게임 중에 벌칙 하는 거라며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라고 했다. 어쨌거나 남편인지라 이 말을 믿어주려 애썼거늘 배도현은 첫사랑을 위한답시고 임신한 그녀를 계단에서 밀어뜨렸다. 아이는 유산되었고 윤서진도 비로소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배도현에게 다섯 번의 기회를 주겠다고 했다. 어느덧 기회가 전부 소진되었다. “배도현, 우리 그만 이혼하자.”
눈길 속의 잃어버린 사랑 - undefined roman & histoires
술경
우리 엄마는 나를 싫어한다. 내가 하룻밤의 실수로 생긴 부산물이라 싫다 했던가. 하지만 그런 엄마라도 자신의 학생만은 끔찍이 아꼈다. 내가 엄마의 제자한테 고백을 받았을 때는 제자가 아닌 나의 뺨부터 때린 게 우리 엄마란 사람이었다. 치매가 걸려도 엄마는 제자만은 알아봤다, 그냥 딸만 까맣게 잊었을 뿐. 하지만 그런 엄마를 찾아오는 제자는 없었다. 왜냐고? 다들 나처럼 엄마를 싫어했으니까.
사장님의 역전 선언 - undefined roman & histoires
냥냥기운
나는 회사의 워킹맘 직원들로부터 온라인에서 공개 저격을 당했다. 내가 직원들의 아이들을 위해 무료로 운영하던 사내 어린이집이 마치 ‘감옥’과 같다거나, 회사가 직원들의 야근을 부추기기 위해 만든 곳이라는 글이었다. 하지만 직원들은 몰랐다. 그 어린이집을 위해 내가 해외에서 직접 설비와 전문 인력을 들여왔다는 사실을. 아이 한 명당 매달 들어가는 비용만 해도 160만 원에 달했다. 그런데도 인터넷에서는 나를 향한 비난이 쏟아졌다. 보여 주기 식 복지라느니, 추악한 자본가라느니. 결국 나는 마음을 굳혔다. 그리고 전 직원에게 공지를 하나 올렸다. [직원 여러분의 자율적인 육아에 대한 요구를 반영해서, 회사는 무료 사내 어린이집 운영을 종료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금일부터 사내 무료 어린이집은 폐쇄되며, 기존 복지는 육아수당으로 전환됩니다.] [조건을 충족하는 워킹맘 직원에게는 매달 4만 원의 육아수당이 지급됩니다.] 공지가 올라가자마자 직원들은 발칵 뒤집혔다. 지금 이 순간에도 워킹맘 직원들은 내 사무실 앞을 가득 메운 채, 어린이집을 없애지 말아 달라고 애원하고 있다.
소리 없이 말하는 이별 - undefined roman & histoires
첫째
모임 자리에서 딸이 일부러 남편에게 큰 소리로 물었다. "아빠, 서윤 이모 배 속에 아빠 아기가 있잖아. 이제 우리는 이모랑 같이 사는 거야?" 남편은 잘라 놓은 스테이크를 내 앞에 놓으며 나직이 대답했다. "아빠랑 엄마는 약속했어. 누가 먼저 배신하면 영원히 서로의 삶에서 사라지기로. 아빠는 엄마를 잃을 자신이 없어. 그래서 들키지 않게 잘 숨기고 있잖아." "아기가 태어나도 엄마 앞에 그 둘이 나타나는 일은 절대 없을 거야." 그러고는 내게 영원히 사랑하겠다고 수어로 말했다. 내 눈시울이 붉어진 건 보지도 못한 채. 남편은 몰랐다. 일주일 전에 내 청력이 돌아왔다는 것도, 그가 몰래 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진작 알아챘다는 것도. 내가 멀리 떨어진 산골 마을로 교육 봉사를 떠나려고 몰래 비행기 표를 샀다는 건 더더욱 몰랐다. 이제 일주일 뒤 승인서가 나오기만 하면, 나는 그들의 삶에서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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