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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지면 새로운 계절이 온다

꽃이 지면 새로운 계절이 온다

서유리가 임신 4개월쯤 되었을 때였다. 남편 주영훈이 갑자기 자신의 비서 소지윤을 집으로 데려왔다. “여보, 지윤이가 집에 일이 좀 생겼는데 혼자 두기가 마음에 걸려서 며칠 우리 집에서 지내라고 했어.” “당신은 임신 4개월이고, 지윤이는 7개월이니까, 둘이 같이 있으면 서로 의지할 수도 있고 좋잖아.” 20살 남짓해 보이는 여자는 커다란 눈망울에 눈물을 머금은 채 겁먹은 시선으로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서유리는 흔쾌히 허락했다. 그 후 두 달 동안 서유리는 소지윤을 친동생처럼 챙겼고, 소지윤은 매번 어쩔 줄 몰라 하며 감동했다. “유리 언니, 정말 고마워요. 이렇게 비싼 수분 크림을 제게 다 주시고...” “당연하지. 우린 자매나 다름없잖아. 좋은 건 서로 나눠 써야지!” 하지만 서유리는 몰랐다. 소지윤이 말한 ‘나눔’에 자신의 남편 주영훈까지 포함되어 있을 줄은. 어느 날, 서유리는 자신의 집 주차장에서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끔찍한 광경을 목격하고 말았다. 반쯤 열린 차창 너머. 한 여자가 영훈의 허벅지 위에 올라탄 채 격렬하게 몸을 들썩이고 있었다. 쾌락에 젖은 주영훈의 얼굴을 확인한 순간, 서유리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자신이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지 믿을 수가 없었다. 주영훈이 몰래 바람을 피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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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이 기억하는 이름

달빛이 기억하는 이름

그리고 문 한가운데에는 검은 초승달 문양과 함께 낯선 문장이 새겨져 있었다. ‘달빛이 사라지는 날, 길은 다시 열린다.’ 라에나는 그 문장을 읽으며 미간을 좁혔다. “길……?” 그 순간 돌문이 낮게 울렸다. 쿠우우웅……. 균열 사이에서 검은 안개가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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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마르고 사랑도 끝날 때

눈물이 마르고 사랑도 끝날 때

육태윤과 함께 가족 모임에 참석했을 때, 내가 먼저 결혼해서 빨리 가정을 꾸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자 육태윤은 내가 자기 집안의 재산을 노리고 돈 때문에 자신과 결혼하려는 거라고 단정했다. 곧바로 사람들 앞에서 내 뺨을 열 대가 넘도록 때렸다. 그런 뒤 곧바로 질투하며 뛰쳐나간 소꿉친구를 쫓아가 버렸다. 나는 육태윤의 손을 붙잡고 가지 말라고 애원했지만, 화가 난 남자는 나를 계단 아래로 밀어 버렸다. 그 바람에 두 다리가 골절되고 두개골에 금이 갔다. 중환자실에서 한 달을 보내고서야 겨우 정신을 차렸다. 이번에는 더 이상 매달리거나 억지를 부리지 않았다. 해외에 있는 어머니에게 먼저 연락했다. “엄마, 지난번에 말했던 유산 상속 얘기 있잖아요. 나 그거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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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그는 딸 대신 첫사랑을 택했다

그날, 그는 딸 대신 첫사랑을 택했다

사랑이든, 증오든, 이제 모든 것은 바람처럼 사라져갔다. 이제 현아와 함께 이곳을 떠나려 한다. 밤마다 달을 볼 수 있는 곳까지, 끝없이 걸어가려 한다. 나의, 작은 달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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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의 포식자의 장난감

최상의 포식자의 장난감

​지안은 별이를 안고 학교 안의 고요한 연못가로 향했다. 제법 어둑어둑해진 밤하늘 위로 핀 달빛이 수면 위를 은은하게 비추고 있었다. 지안은 경치가 한눈에 보이는 벤치에 별이를 조심스레 내려놓았다. 힘없이 앉아 있는 그녀의 만신창이가 된 얼굴을 보자 지안의 가슴 속에 미안함이 소용돌이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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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안개 속, 그가 사라졌다

짙은 안개 속, 그가 사라졌다

짭조름하고 습한 바닷바람이 뺨을 스치고, 머리카락이 가볍게 흩날렸다. 저 멀리 석양은 바다를 보랏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파도는 겹겹이 모래사장 위로 밀려왔다가, 다시 천천히 물러났다.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눈을 감았다. 오랜만에 찾아온 고요함을 온몸으로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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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을 쓴 남편

가면을 쓴 남편

바람이 불어오고 흔들리는 나무 그림자와 차체의 진동이 절묘한 리듬을 맞췄고 밝은 달 주위로 흩뿌려진 별들이 그 순간 기이할 정도로 찬란하게 반짝였다. 차 안의 두 사람은 서로를 끌어안은 채 잠에 빠져들었고 밤하늘의 뭇별들도 두터운 구름 층 뒤로 숨어들었다. 마치 송남지를 안고 있는 하정훈이 그러하듯, 그는 구름이었고 그녀는 별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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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밤의 안대

첫날밤의 안대

“엄마, 그냥 가게 둬. 아빠가 쓰러지셨어도 나랑 도훈 오빠가 있잖아.” 내 마음은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 더 이상 미련은 없어 나는 하객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그곳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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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위가 최고

우리 사위가 최고

’이 말은 늦가을 찬 서리가 내리는 밤이 되자, 기러기도 집으로 돌아가는데, 내 님은 아직 오지 않는다는 야속함을 표현하고 있다. ‘예쁜 거문고 타보아도 임은 보이지 않고, 연꽃은 연못으로 한 잎 두 잎 떨어지네.’이는 님이 오지 않으니 무슨 일을 해도 즐겁지 않고, 시간만 하염없이 흐르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대구가 깔끔하고, 자연스러우면서 전혀 흠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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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련 : 사랑을 탐하다

탐련 : 사랑을 탐하다

‘아무리 토해내도, 도무지 다 비워내질 않아… 지워 주지 못하겠다면… 차라리, 날 죽여줘…. 더 태울 것도 없이 다 타버린 마음. 그 잿더미를 덮어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달은 조용히, 그리고 무심히 그에게서 점점 멀어져 갔다. 이윽고 달빛이 완전히 사라진 후에도, 그는 여전히 창가를 바라보며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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