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후, 내가 내 남자친구에게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일은 네가 먼저 와서 시비를 걸었던 거야. 만약 경찰이 온다면 나는 사실대로 말할 거야.”
“우리가 이웃이라고 말했었지. 그럼 부모님도 서로 아는 사이일 거잖아. 너도 두 집안 관계가 어색해지는 건 원하지 않겠지?”
내 말을 들은 윤지후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젠장, 정유주, 넌 기억을 잃은 게 아니라 머리가 고장 난 거 아니야?”
“운혁 오빠, 저 오늘 길 걷다가 넘어져서 피 많이 흘렸어요...! 위로의 의미로 돈 조금 보내주시면 안 돼요?”
“맞아요, 저 H동에 있다니까요? 제가 보낸 사진은 당연히 진짜죠! 저 강선영이 우리 과에서 인기가 제일 많은 거 모르는 사람 없어요!”
...
‘자식, 혼자 소란을 피우면 그만이지, 내 사진 훔치고 내 이름으로 남자들을 만나고 다니다니...!’
남편이 영영 돌아오지 않으면 어쩌나, 전장에서 죽으면 어쩌나 매일매일 마음 졸이며 하루하루를 버텼으니 말이다.
그때 만약 남편이 정말 불의의 사고를 당해 돌아오지 않았다면 수아는 정말로 아빠 없는 애가 됐을 거다.
다행히 도범은 무사히 돌아왔다. 역시 그녀를 실망히키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책임감 있고 능력 있는 그런 남자였다.
이젠 지수가 없는 삶이 어떤지조차 기억이 나질 않는다.
선택할 수 있다면, 수술 이전의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
하지만 지수도, 다솔도… 그 시절로 돌아가길 원하지 않는 듯하다. 그리고 이제 와서 지수가 나와 이혼을 하려고 한다고 해서 다솔에게 희망을 주는 건 옳지 않다.
지금 다시 재혼한다고 해도, 예전처럼 도윤이 망설임 없이 가족을 위해 본인을 희생한다면,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이 될 터였다.
두 사람이 이 고비를 넘길 수 없다면, 지아의 마음속에는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남지 않겠는가.
때로는 아무리 말을 잘해도, 결정적인 순간이 되어야만 자신의 진심을 알 수 있다.
옷도 너덜너덜해져 퍽 처참해 보였다.
“여러분, 이 뻔뻔한 여우 x이 글쎄 제 남편 옆에 몇 년 동안이나 붙어 있었지 뭐예요? 내 남편한테 꼬리 쳐서 2억 쓴 것도 모자라 이젠 남편한테 나랑 이혼하라고 바람까지 불어넣고 있더라니까요!”
신유나는 옆에 있던 중년 남자를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