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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닿지 않은 그대

마음이 닿지 않은 그대

이윤하의 생일날, 5살인 아들 군이는 손수 접은 종이 말을 전해 주기 위해 별원의 개구멍에서 기어 나왔다. 그리고 군이는 사람들 앞에서 이윤하에게 달려들어 고개를 들고 외쳤다. "아버지, 제가 생신 선물을 가져왔어요." 그러나 순식간에 온 집안이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큰형님은 달려들어 군이의 뺨을 때리며 처절하게 울부짖었다. "천한 것! 네 어미가 내 남자를 빼앗더니, 이제 또 네가 와서 내 남자를 빼앗으려 하느냐? 너희 모자는 왜 함께 죽지 못했느냐?" 4년 전 후작 댁의 장남이 싸움터에서 목숨을 잃은 뒤, 그의 부인은 충격으로 정신을 놓았다. 그 후 큰형님은 이윤하를 아주버님으로 착각했고, 나를 아주버님을 유혹한 요사스러운 첩으로 여겼다. 큰형님의 평안을 지키기 위해 이윤하는 나와 군이를 별원에 가두었고, 군이의 생일에도 한 번 찾아오지 않았다. 내가 달려갔을 때, 사당 밖에는 찢어진 종이 말과 곳곳에 번진 핏자국만 남아 있었다. 나는 미친 사람처럼 핏자국과 끌려간 흔적을 따라 연못가까지 쫓아갔다. 달빛 아래, 군이의 작은 몸은 무자위에 거꾸로 매달려 있었다. 무자위가 돌아갈 때, 그 아래 흐르는 물은 이미 피로 붉게 물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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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그로운 이슬

싱그로운 이슬

심장 터질 것 같아 미치겠는데, 뒤에서 안아주는 로운의 태도는 너무나도여유로워 보였다. 서운함과 민망함이 동시에 밀려와 이슬은 몽롱한 정신 통제력을 잃고 마음속 혼잣말을 덜컥 뱉어버렸다. "으... 역시 나만 좋아하나 봐." "어? 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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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의 카운트다운

신부의 카운트다운

5년을 사귀었는데도 자기 여자친구가 해산물 알레르기인 줄은 몰라도 조민애가 생강을 싫어한다는 건 꿰고 있었다. 주경안이 순간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더니 나를 바라보는 눈빛에 드물게도 미안한 기색이 스쳐 지나갔고 그는 급히 몇 가지 메뉴를 더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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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신

소녀신

그리고 해바라기씨 껍질을 뱉으며 얼굴에서 웃음을 거둬들였다. “춘화야, ‘소녀신’과 관련된 문제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야. 네가 알아서 잘 처리해야 해. 이 계집애는 참 욕심도 많네, ‘소녀신’의 음식을 감히 탐내다니.” “내 생각엔 이 애를 창고에 가둬 두고 며칠 굶겨야 정신을 차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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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없는 소녀

사랑이 없는 소녀

늦은 밤, 나는 공원 벤치에 누워 두 다리를 벌린 채, 몇 미터 떨어진 곳에 서 있는 건장한 남자를 바라보며 미친 듯이 몸속 깊은 곳의 욕망을 해소하고 있었다. 나는 그 남자가 나를 보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매우 미친 짓을 하고 있다는 것도 하지만 이런 자발적인 타락에서 오는 짜릿함은 나를 압도했다. 나는 점점 생각을 멈추고, 갈증이 깊어져 더 이상 멈출 수 없게 되었다. 내 이름은 진서경, 무용 입시 준비생이다. 노출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 던 것은 3일 전 저녁 자습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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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아래 묻은 마음

달빛 아래 묻은 마음

한소희는 이건을 황위에 올리기 위해 힘을 보태다가 북삭(北朔)에 끌려갔다. 그렇게 삼 년. 마침내 살아 돌아왔지만, 예전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한때는 채찍을 휘두르며 도성의 망나니 귀공자들을 죄다 혼내 주고 다니던 후부의 아가씨였다. 하고 싶은 말은 거리낌 없이 내뱉고, 누구 앞에서도 기죽는 법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누가 목소리만 조금 높여도 겁에 질려 온몸을 떨었다. 심지어 황후로 책봉되는 날조차 마찬가지였다. 의식 도중, 의례를 주관하던 태감이 돌연 곁의 사람을 향해 매섭게 꾸짖었다. “똑바로 못 하겠느냐!” 순간 한소희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렸고, 다리에 힘이 풀렸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그대로 몸을 낮춰 바닥에 엎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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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로잡힌 공주

사로잡힌 공주

세상 사람들에게 나는 ‘소피아 로마노’로 불린다. 로마노 가문의 제멋대로지만 눈부시게 빛나는 공주. 그리고 ‘빈센트’는 마피아 가문의 후계자다. 과묵하고 절제되어 있으며, 자제력의 화신 같은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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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공방의 여왕님

독수공방의 여왕님

“알아. 안 선생은 그 무능한 발기부전 상태까지 말끔하게 고쳐줄 명의니까.” 안효민은 얄미운 비꼼에도 분해하기는커녕 오히려 자만심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그건 다윤 씨 네가 여자로서 매력이 없고 무능하다는 증거 아니야? 제 남편 발기조차 못 시키는 여자라니, 진짜 최악이다. 지승현이 내 앞에서 얼마나 짐승처럼 통제력을 잃는지 알아? 난 가만히 있어도 그 인간을 무장해제 시켜서 금방 가버리게 만들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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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기억

천년의 기억

남문 너머의 어둠을 바라보는 동안, 그가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보고 싶은 얼굴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빈마마께서는…지금 어디에서 무얼 하고 계실까.' 그는 고개를 흔들어 자신의 감정을 억눌렀다. 무관의 마음은 임무 앞에서 한 치의 흔들림도 있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오늘 그는 그 한 치를 넘은 흔들림을 이미 느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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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환생

잔인한 환생

“제발 도와주세요! 저 정말 공부가 하고 싶어요. 여기서 멈추고 싶지 않단 말이에요!” 한가을은 임유라가 회귀자가 아님을 간파하고 무표정한 얼굴로 대꾸했다. “그럼 딴 데 가서 알아봐. 팁 하나 줄게. 서씨 가문의 막내 도련님 서준혁이라고, 그 애를 찾아가면 네 소원을 들어줄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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