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난 아내는 미련이 없었다
단 한 번의 교통사고로 하이원은 3년 동안 깊은 잠에 빠졌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때, 주변 사람들은 하나같이 말했다.
하이원이 변했다고.
예전이라면 하루에도 몇 번씩 강언준의 곁을 맴돌았을 그녀가, 이제는 며칠씩 먼저 연락하지 않는 일이 흔해졌다.
강언준이 아파서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어도 사람을 시켜 닭죽 한 그릇 보내는 게 전부였다.
그가 밤늦게 들어와도 어디 있었는지 묻지 않았고, 밖에 다른 여자가 있다는 소문이 돌아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하이원은 라운지 소파에 기대 남성 댄서들의 무대를 구경하다가, 옆에 앉은 절친에게서 사진 한 장을 건네받았다.
화려하게 꾸며진 연회장 입구.
강언준이 한 여자의 손을 잡은 채 품에 아기를 안고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그들의 머리 위 전광판에는 큼지막한 문구가 떠 있었다.
[강언준 대표님의 아드님 백일을 축하드립니다.
가정에 행복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절친은 호기심을 감추지 못하고 그녀의 곁으로 바짝 다가왔다.
“다들 네가 이제 강언준한테 관심 없다고 하던데, 난 아직도 못 믿겠어. 네 대역처럼 데리고 있던 여자랑 애까지 낳았는데도 정말 아무렇지 않아?”
하이원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그러고는 지폐 몇 장을 팁으로 남성 댄서의 허리춤에 가볍게 꽂아 넣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왜 아무렇지 않겠어?”
입꼬리가 느릿하게 올라갔다.
“내 남편 아들 백일잔치라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