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선비, 밤에는 마물
왼쪽 쇄골 아래 흉터 부근에서부터, 썩은 핏빛의 검붉은 반점이 마치 살아 움직이는 지네처럼 목덜미와 턱밑을 향해 무섭게 번져 올라가고 있었다.
스륵, 파지직-!
반점이 닿는 살갗마다 시커멓게 그을리며 살 타는 역한 냄새가 진동했다. 과거 명의였던 부친 강태수 의관이 엄중히 경고했던 궁중 최고의 금기 사술, 인간의 기혈을 흑마술로 오염시켜 스스로 살점을 썩혀 죽게 만드는 혈
화살(血火煞)의 끔찍한 징후였다. 단순한 음양의 불균형이 아니라, 목숨을 앗아가기 위한 순수한 저주의 독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