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꾼 황후
태자가 오늘 첩을 들인다는 소문이 들렸다.
그런데 그 성대한 행렬이 과거 정비를 맞이하던 날보다 무려 열 배나 더 호화롭다고 했다.
난 해바라기씨 한 움큼 움켜쥐고는 동궁으로 달려갔다.
첩이 정실을 제압하려는 꼴을 제대로 구경하려는 심보였다.
새로 들어온 첩은 과연 오만했다. 감히 정색 혼례복을 입고 대문 안으로 들어섰다.
내가 해바라기씨를 까며 혀를 차고 있던 그 순간, 그 여인이 갑자기 고개를 돌려 나를 쏘아보았다.
“이분이 바로 수년째 독수공방하셨다는 언니이십니까.”
“과연 단정하고 침착하시니, 보는 이의 마음을 편케 하는 정실의 풍도를 지니셨습니다.”
난 잠시 멍해졌다.
입을 열 틈도 없이, 그녀가 갑자기 내 손을 움켜쥐더니 자기 쪽으로 홱 당겼다.
찢기는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붉은색 혼례복 옷소매가 길게 찢겨 나갔다.
그녀는 짧게 비명을 지르더니, 말없이 눈물을 뚝뚝 흘렸다.
“아, 언니... 어찌 제 옷자락을 잡아 뜯으십니까...”
“이게 다 전하께서 상의원에 친히 부탁하셔서, 저를 위해 골라주신 천하제일의 명주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