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이들도 자기소개를 하기 시작했다.
붉은 녀석은 핀, 남색 녀석은 드레이크, 황색 녀석은 제이슨, 녹색 녀석은 케네디, 주황색 녀석은 플레임, 그리고 보라색 피부의 남자는 스톰이라고 불렸다.
그녀는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그들이 이름을 다시 말해주지 않을 것이기에 반드시 외워야만 했다.
그래서 난 화장을 이용해 자신의 본보습을 숨긴 다음 몰래 도망쳤다.
후에 네티즌에게 발각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 빌어먹을 남자는 심지어 정신병 환자로 가장해서 날 죽였다.
그 온수정이 대체 뭐가 그렇게 대단한 것일까? 난 정도원의 첫사랑이자, 그가 가장 사랑하는 여자인데...
마침내, 나는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눌려 손이 떨리며 애원했다.
“제발, 제발 저를 건드리지 말아요. 돈이 있어요. 얼마든지 드릴게요.”
상대는 흥미를 보이며 혐오스러운 웃음을 터뜨렸다.
“진짜로? 얼마든지?”
“네.”
나는 불안하게 침을 삼키며 서준의 전화번호를 말했다.
“커피 향 좋다. 고성에서보다 더 진한 것 같은데.”
해솔은 커피를 한 모금 들이키며, 은재가 미처 숨기지 못한 화면 위로 시선을 던졌다.
하얀 배경 위에 검은 글씨로 박힌 스타더스트 전속 계약서.
해솔은 당황한 은재의 얼굴을 한 번, 그리고 화면 속 문구들을 한 번 번갈아 보더니 덤덤하게 물었다.
옷은 선홍색 촉금(蜀錦)으로 만들어져 있었고, 치맛자락에는 큼직한 해당화가 겹겹이 수놓아져 있었는데, 촘촘한 바느질과 은은한 빛깔이 어우러진 것이 인간 세상의 물건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아름다웠다.
지금의 나는 붉은색을 몹시 싫어하고 있지만, 나도 모르게 그것을 몇 번이나 바라보았다.
내가 조금도 움직이지 않자 심모연은 곧 인내심을 잃었다.
"뭘 그렇게 꾸물거리는 것이냐? 밖의 손님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어서
갈아입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