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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사랑의 끝

10년 사랑의 끝

10년을 사귀고 나서야 강도준은 나와 결혼하겠다고 했다. 웨딩 촬영을 하던 날, 사진작가가 키스 컷을 몇 장 찍어 보자고 했다. 강도준은 미간을 찌푸리며 결벽증이 있다고 말했고, 나를 밀어낸 뒤 혼자 스튜디오를 나가 버렸다. 나는 민망한 얼굴로 스태프들에게 대신 사과했다. 눈이 쏟아지는 날이라 택시는 잡히지 않았다. 나는 눈에 젖은 길을 밟으며 한 걸음씩 힘겹게 신혼집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신혼집 안에서 강도준이 첫사랑을 품에 안고 떨어질 줄 모르고 키스하고 있는 장면을 보았다. “자기야, 네가 한마디만 하면 난 언제든 결혼식장에서 도망칠 수 있어.” 오랜 세월 붙잡고 있던 마음이 그 순간 우스갯거리가 됐다. 한참을 울고 난 뒤, 나는 강도준보다 먼저 결혼식에서 사라지기로 했다. 훗날 지인들 사이에 소문이 돌았다. 강씨 집안 막내가 전 약혼녀를 찾겠다며 온 세상을 뒤지고 다닌다고. 돌아와 달라고 빌기 위해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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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같은 사랑

개 같은 사랑

“그래, 맞아. 아빠 크리스마스엔 꼭 오실 거야...” 고개를 숙이고 무기력하게 휴대폰을 내려다보았지만 임선우는 여전히 종무소식이었다. SNS를 열었더니 한유리가 피드를 하나 올렸는데 초코에 관한 내용이었다. [초코가 사라졌다. 질식해 죽을 것만 같아... 초코야, 대체 어디 간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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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아노르

엘리아노르

엘리아노르 입구의 거울은 오늘의 첫 번째 적이다. 나는 눈을 내리깔기엔 이미 늦었다. 나는 이미 형체 없는 덩어리, 너무 둥근 얼굴, 숨기고 싶은 모든 곳에서 불룩해 보이는 베이지색 스웨터를 보았다. 나는 열곱 살이고, 내 반영은 두껍고 잘 정의되지 않은 그림자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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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

새로운 시작

“아니, 몇 년도냐고?” “2011년3월25, 금요이야.” 재욱은 웃으며 날 바라보았다. “너 내이 네 생이라고 얘기했었잖아. 잊어버렸어?” ‘2011년?’ 나는 놀라서 멍하니 있다가 허벅지를 꼬집었다. 너무 아파서 눈물이 나올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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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기억

천년의 기억

‘이 사람… 왜 이렇게…’ 익숙한 듯 낯설고, 낯선 듯 익숙했다. 이런 감정은 세자 현을 처음 마주했을 때도 느끼지 못한 떨림이었다. “제가 조심해야 한다는 뜻이오?” 이수가 조용히 물었다. 도진은 잠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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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끝자락

사랑의 끝자락

“세윤아! 가을의 첫 밀크티, 전부 네가 좋아하는 걸로 사 왔어!” 나는 그를 바라보며, 작년 이맘때를 떠올렸다. 작년, 나는 그에게 ‘가을의 첫 밀크티’를 사달라고 장난스럽게 말했다. 그때, 강시헌은 어떻게 대답했었지? “심세윤, 나잇값 좀 해라. 그런 거 따라 하는 거 역겹지도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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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봄날

오렌지색 필터와 맑은 빛이 그녀를 감싸 안았고 웜톤의 사진처럼 사람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었다. 벤츠가 어두움 속에서 오고 있고 차 전조등이 앞을 밝혔으며 가로등 밑에 있는 그녀도 비췄다. 나상준은 핸드폰으로 음성을 듣고 있다. “할아버지 내 돌아가요, 언제 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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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퍼

루시퍼

"알겠어... 이해했어." 나는 내 기기들을 손에 들고 방으로 향한다. 내 방에 도착하자마자 기기들을 확인한다. 컴퓨터는 충전이 잘 되어 있지만, 휴대폰은 40%다. 나는 지체하지 않는다. 전원이 켜지자마자 부모님 번호를 누른다. 아버지가 곧바로 전화를 받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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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번의 거절

또 한 번의 거절

강재민이 순간 멈칫하더니 대답했다. “11월 7이요.” “그럼 1107로 해 줘요. 이 숫자만 들어가면 상관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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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당신을 버릴 차례

이제 당신을 버릴 차례

몇 번이고 눌렀던 통화 버튼은 여전히 같은 안내 멘트만 들려주고 있었다. [전원이 꺼져 있어 ‘삐’ 소리 후 소리샘으로 연결됩니다.] 은희는 힘없이 앞으로 가서 아이의 작은 얼굴을 손끝으로 쓸었다. “보미야, 우리 이제 그만 기다리자.” 수많은 마지막을 지켜본 장례지도사마저 목이 메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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