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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춘 아이의 봄

멈춘 아이의 봄

나를 발견한 유준용의 눈에 득의양양한 기색이 스쳤다. “내가 너 못 찾을 줄 알았어?” “하민이 이 섬을 마음에 들어 해서 참는 거야. 아니었으면 오늘 네 버릇을 단단히 고쳐 줬을 거다.” 유준용은 내 앞에서 한껏 비웃었다. “빨리 준비해. 오늘은 하민이 생일이야. 이번에는 쓸데없는 짓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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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길들이겠어

널 길들이겠어

냉정하고 차가운 눈빛이 진소율의 몸 위로 내려 앉았다. “ 아파? 다른 느낌은 없어? ” “ 찌릿하면서 따가워요. ” “ 또 ” 느끼는 자극을 말로 표현하게 하려는 백하진의 의도였다. “ 또, 어떤 느낌이야. ” “ 발끝이 저릿해요. 움찔움찔 거리고.. 참기 힘들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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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기

금기

설 명절 이후로 며칠이 지났지만 정월 대보름까지 한양 전체가 떠들썩한 명절분위기를 이어가고 있었다. 여전히 시경은 만주어를 핑계로 날마다 호정을 서고로 불러 들였다. 이날도 만주어 읽는 소리가 서고 문 밖으로 조용히 흘러나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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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사랑의 아이

나의 첫사랑의 아이

“본부장님, 아이 선물 고르는 중입니다.” 민호는 곰 인형을 내려다보다가 웃었다. “다니도 좋아할 것 같은데.” 임 주임이 눈을 맞추며 고개를 저었다. “본부장님.” “왜요.” “오늘은 다니 씨 선물 아니고 아이 선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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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사랑의 끝

10년 사랑의 끝

10년을 사귀고 나서야 강도준은 나와 결혼하겠다고 했다. 웨딩 촬영을 하던 날, 사진작가가 키스 컷을 몇 장 찍어 보자고 했다. 강도준은 미간을 찌푸리며 결벽증이 있다고 말했고, 나를 밀어낸 뒤 혼자 스튜디오를 나가 버렸다. 나는 민망한 얼굴로 스태프들에게 대신 사과했다. 눈이 쏟아지는 날이라 택시는 잡히지 않았다. 나는 눈에 젖은 길을 밟으며 한 걸음씩 힘겹게 신혼집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신혼집 안에서 강도준이 첫사랑을 품에 안고 떨어질 줄 모르고 키스하고 있는 장면을 보았다. “자기야, 네가 한마디만 하면 난 언제든 결혼식장에서 도망칠 수 있어.” 오랜 세월 붙잡고 있던 마음이 그 순간 우스갯거리가 됐다. 한참을 울고 난 뒤, 나는 강도준보다 먼저 결혼식에서 사라지기로 했다. 훗날 지인들 사이에 소문이 돌았다. 강씨 집안 막내가 전 약혼녀를 찾겠다며 온 세상을 뒤지고 다닌다고. 돌아와 달라고 빌기 위해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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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같은 사랑

개 같은 사랑

“그래, 맞아. 아빠 크리스마스엔 꼭 오실 거야...” 고개를 숙이고 무기력하게 휴대폰을 내려다보았지만 임선우는 여전히 종무소식이었다. SNS를 열었더니 한유리가 피드를 하나 올렸는데 초코에 관한 내용이었다. [초코가 사라졌다. 질식해 죽을 것만 같아... 초코야, 대체 어디 간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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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아노르

엘리아노르

엘리아노르 입구의 거울은 오늘의 첫 번째 적이다. 나는 눈을 내리깔기엔 이미 늦었다. 나는 이미 형체 없는 덩어리, 너무 둥근 얼굴, 숨기고 싶은 모든 곳에서 불룩해 보이는 베이지색 스웨터를 보았다. 나는 열일곱 살이고, 내 반영은 두껍고 잘 정의되지 않은 그림자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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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

새로운 시작

“아니, 몇 년도냐고?” “2011년3월25일, 금요일이야.” 재욱은 웃으며 날 바라보았다. “너 내일이 네 생일이라고 얘기했었잖아. 잊어버렸어?” ‘2011년?’ 나는 놀라서 멍하니 있다가 허벅지를 꼬집었다. 너무 아파서 눈물이 나올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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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기억

천년의 기억

아직 옆에 아무도 없는데도 그렇게 느껴진다는 사실이 도진을 잠시 멈춰 세웠다. 그때, 핸드폰이 진동했다. 이수였다. 그는 한 박자 늦게 화면을 켰다. ‘잘 들어가셨어요?’ 짧은 문장이었지만 그 안에는 확인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었다. 도진은 바로 답하지 않았다. 잠시 생각한 뒤 천천히 타자를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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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끝자락

사랑의 끝자락

“세윤아! 가을의 첫 밀크티, 전부 네가 좋아하는 걸로 사 왔어!” 나는 그를 바라보며, 작년 이맘때를 떠올렸다. 작년, 나는 그에게 ‘가을의 첫 밀크티’를 사달라고 장난스럽게 말했다. 그때, 강시헌은 어떻게 대답했었지? “심세윤, 나잇값 좀 해라. 그런 거 따라 하는 거 역겹지도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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