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아이를 잃어, 나는 죽음을 택했다
다섯 번째 난산 끝에 낳은 아이마저 기설윤에게 목 졸려 죽은 뒤, 부모님은 전각 밖에서 무릎을 꿇고 흰 비단을 높이 치켜들며 목을 매 죽겠다고 협박했다.
“네 언니는 공략자다. 언니가 하는 모든 일은 그저 안내자가 내린 임무를 완수하기 위함이다. 네가 계속 추궁하겠다면, 먼저 우리의 시신을 밟고 지나가거라!"
모두 내가 예전처럼 기설윤에게 목숨으로 죗값을 치르라고 울며 불며 난리 칠 줄 알았다.
뒤늦게 달려온 배연우조차 충혈된 눈으로 침상 앞에 엎드려 나를 설득했다.
“서화야, 설윤이는 큰아들을 낳아야만 공략 임무를 완수할 수 있다. 짐의 큰아들은 오직 설윤이가 낳아야 하니, 네가 너그럽게 이해하고 설윤이에게 따지지 말거라.”
“네 몸이 다 나으면, 우리 사이에 또 아이가 생길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저 무미건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폐하의 뜻에 따르겠습니다.”
그날 밤, 상자에 가득 담긴 하사품들이 끊임없이 내 궁으로 들어왔고, 배연우도 이전보다 백 배는 더 지극정성으로 나를 달래려 했다.
나는 그저 피곤한 눈빛으로 전각 밖에 내리는 함박눈을 바라보며, 머릿속 안내자에게 나직이 물었다.
“임무 실패지?”
배연우는 몰랐다, 나 또한 공략자라는 사실을.
심지어 나의 공략 임무가 기설윤의 것과 같다는 사실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