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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기억

천년의 기억

차가운 바닥. 피 냄새와 함께 사라지지 않는 어떤 감각. 그는 끝내 그것을 붙잡지 않았다. 붙잡을수록 더 깊이 가라앉는다는 걸 이미 수없이 경험했기 때문이다. 도진은 천천히 눈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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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끝자락

사랑의 끝자락

그때, 강시헌이 내 팔을 강하게 붙잡고, 나를 뒤로 끌어당겼다. “뭐 하는 거야!” “위험한 짓 하지 마!” 남자의 눈에는 뚜렷한 걱정과 불안이 서려 있었다. 마치 아직도 나를 신경 쓰고 있는 것처럼. 나는 담담하게 말했다. “반지가 떨어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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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사람

특별한 사람

뜨거운 시선은 내가 눈을 감고 있어도 느낄 수 있었다. 태준이 나를 노려보고 있을 때 마침 전화가 울렸다. “이정! 오늘이 네 생일이잖아! 회사에서 너한테 주는 선물이 있어서 들고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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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대체 뭘 어쩌겠다는 거예요?” 우리 둘은 절대 풀리지 않는 매듭처럼 계속 엮였다. 그리고 나의 문제가 아니라 뻔뻔스럽게 매달리는 고현성 때문이었다. 기억을 잃은 고현성은 나에게 심하게 집착했다. “나랑 재결합하자. 내 아내가 되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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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킨 인연의 매듭

엉킨 인연의 매듭

“내가 잘못했어. 그 단목 염주를 그렇게 쉽게 버린 건 큰 실수였어.” “그때는 회사 일로 정신이 나가 있었고, 네가 나를 위해 그렇게까지 했다는 걸 몰랐어.” “현진아...” 그는 마지막 희망을 붙잡으려는 듯 내 손목을 붙잡았다. “우리 다시 시작할 수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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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기

금기

"다른 뜻은 없다. 너와 어울릴 것 같아 산 것이다." 호정은 노리개를 치마끈에 달아 보려 했으나 손끝이 얼어 매듭이 자꾸 풀렸다. 몇 번을 헛손질하자 시경이 한 걸음 다가왔다. "내가 하마. 가만히 있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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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의 종말, 그리고 나의 시작

연락의 종말, 그리고 나의 시작

3년의 장거리 연애, 한 달 동안 쉬지 않고 야근하며 간신히 시간을 내어 남자친구를 보러 갔을 때, 그는 연락 두절이었다. 낯선 타지에서 혼자 꼬박 열 시간을 기다린 후에야 그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뒤늦게 전화를 걸어왔다. 통화 버튼을 누르자 절친의 생글거리는 음성이 귓전을 때렸다. “나연아, 깜짝 놀랐지! 내가 너보다 먼저 부용시를 싹 훑어봤는데 정말 환상적이더라. 주천우 가이드 완전 백 점 만점에 백 점이야!” 그녀는 눈치 없이 여행의 즐거움을 늘어놓았다. 마치 주천우의 휴대폰 화면에 찍힌 서른 통의 부재중 전화는 아예 보지도 못한 것처럼 말이다. 나는 아무 말 없이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마침내 그녀가 춥다고 웅얼거리자, 그제야 주천우가 전화를 넘겨받아 차갑게 용건만 던졌다. “먼저 얘 호텔에 데려다주고 갈 테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 그의 일방적인 통보에 내가 문득 물었다. “너 내가 여기서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아?” 주천우는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차갑게 대꾸했다. “네 단짝이잖아. 겨우 이런 일로도 샘을 내야겠어?” 대놓고 나를 탓하는 목소리에 더는 아무 대꾸도 하고 싶지 않았다. 전화를 끊음과 동시에 제경시로 돌아가는 카풀 차량이 도착했다. 기사는 내 모습을 힐끔 보더니 참지 못하고 한마디를 건넸다. “아가씨, 자정이 훌쩍 넘은 시각이라 이 부근은 치안이 무척 험해요. 가족이라는 사람들이 어떻게 아가씨를 이런 곳에 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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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닿지 못한 마음

끝내 닿지 못한 마음

대전 안, 조민소는 눈가에 차오른 물기를 애써 눌러 삼켰다. 이윽고 한 자 한 자 황제를 향해 또렷이 힘주어 아뢰었다. “폐하, 신이 지금껏 세운 군공을 대가로 군주(郡主) 임지영과의 혼약을 파하고자 하옵니다.” “아울러 변방 수비를 자청하오니 윤허하여 주시옵소서. 이레 뒤 경성을 떠나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나이다.” 황제의 눈에는 안타까움이 가득했다. “민소야. 오늘 막 전장에서 돌아온 네가 어찌 벌써 다시 떠날 생각부터 한단 말이냐?” “너와 지영이는 짐이 어려서부터 지켜본 아이들이다. 네가 지난 삼 년간 변방에 나가 있는 동안 그 아이와 네 부모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짐은 어느 정도 전해 들었다.” 황제가 길게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결국 그들이 네 마음을 저버렸구나.” 잠시 말을 멈췄던 황제가 이내 부드럽게 덧붙였다. “그래도 마지막으로 한 번은 기회를 주어 보자꾸나. 짐과 내기를 하나 하자. 이레 안에 그들이 네 결심을 눈치채고 너를 붙잡는다면 경성에 남거라. 허나 끝내 아무도 네 마음을 알아주지 못한다면... 그때는 짐도 네가 떠나는 것을 막지 않으마.” 조민소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미련 따위는 이미 버렸다고 생각했다. 그런데도 마음 깊은 곳에서는 아주 희미한 기대 하나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과연 그들이 무언가 이상하다는 걸 알아채고 나를 붙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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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혹

현혹

[들어올 때, 콘돔 사 와. 짧은 문장 위로 이내 까만 잠금 화면이 덮이며, 미호의 창백한 얼굴이 희미하게 비쳤다. ‘마지막이…… 언제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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