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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에스)

S(에스)

“쿠미.” 가볍게 부르는 목소리였다. 쿠미가 고개를 들었다. “이거 좀 가져다 줄래?” 그 아이가 연필을 하나 들어 보였다. “선생님 책상에 놓고 와야 하는데, 나 지금 나가기 좀 그래.” 쿠미는 잠시 그 연필을 바라보다가, 곧 고개를 끄덕였다.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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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신

소녀신

“걱정 마세요. 제가 아주 잘 챙기고 있어요. 마을에서 보내준 재료는 전부 그 아이 먹는 데 쓰고 있어요. 지금 살을 찌우는 시기니까요.” 엄마는 언니 방 쪽을 힐끗 바라보며 목소리를 낮췄다. “제가 확인해 보니 이제 75킬로가 넘는 것 같아요.” 이장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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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락의 밤

열락의 밤

잘생기기로 따지면 아인스를 따라올 인물이 없었지만 데인은 아인스와는 다르게 황금을 녹여낸 듯한 금발에 파란 눈을 가지고 밀빛 피부를 가지고 있었다. 미소 지을 때마다 쏙쏙 들어가는 볼우물은 그의 얼굴에서 시선을 떼기 힘들 정도로 매혹적이었다. 아인스가 차갑고 냉정하게 생긴 미남이라면 데인은 솜사탕 같이 녹아내릴 것만 같은 훈훈함을 가진 미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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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기

금기

단오에 창포물로 머리를 감으면 재액을 물리치고 머릿결이 고와진다고 했다. "호정아, 이쪽이다. 창포 뿌리는 이렇게 문질러야 해." 수연이 시범을 보이며 호정의 긴 머리를 대야에 담갔다. 향긋하면서도 쌉싸름한 냄새가 코 끝에 번졌다. 호정은 처음 맞는 조선의 단오가 신기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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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성의 페르소나

미완성의 페르소나

대신, 아주 잠깐 도쿄의 밤을 떠올렸다. 네온이 번진 유리창이 먼저 떠올랐다. 빗물인지, 김인지 모를 물기가 번져서, 바깥 풍경이 흐릿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그 위로 색이 겹쳐졌다. 빨강, 보라, 파랑. 음악은 너무 커서, 말소리는 서로의 입술을 읽어야 겨우 이어졌다. “아스카, 오늘 분위기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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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의 끝, 다시 시작된 사랑

결혼의 끝, 다시 시작된 사랑

집에서는 그런 평화를 얻었었는데 지금의 이곳은 그저 빈 무덤처럼 느껴졌다. 그때 내가 20달러를 테이블에 놓을 때 그의 휴대폰 화면이 빛났다. 새로운 문자였지만 여전히 지수가 보낸 것이었다. [레드 코드. 도와줘!] ‘정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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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멸의 렌즈

파멸의 렌즈

말이 끝나자 유진은 방으로 들어갔고 난 조심스레 문에 귀를 기울였다. 화가 난 듯 물건을 집어 던지는 소리만 들렸고 뒤이어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말해봐, 하나 더 착용하면 효과가 더 좋지 않을까?” “난 빨리 염색되고 싶어.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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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거기에 뭐가 적혀 있길래 그래요?” 서현욱은 이해할 수 없었다. 쪽지에 뭐가 적혀 있길래 허사연이 이렇게 기뻐하는 걸까? “잘 들어요!” 허사연은 평정심을 되찾은 뒤 천천히 입을 열었다. “주안 파우더, 흉터 제거 파우더, 신장 강화 알약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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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뒷면

세상의 뒷면

Please wait for me. 답은 기울어진 필기체로 왔다. I cannot wait. I only pass through. 이번엔 기다려 달라고 쓰지 않았다. 눌렀다. 보낸 편지함에 한 줄이 생겼다. To the one who went home. 해인이 노트북을 덮었다. 조용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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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의 종말, 그리고 나의 시작

연락의 종말, 그리고 나의 시작

3년의 장거리 연애, 한 달 동안 쉬지 않고 야근하며 간신히 시간을 내어 남자친구를 보러 갔을 때, 그는 연락 두절이었다. 낯선 타지에서 혼자 꼬박 열 시간을 기다린 후에야 그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뒤늦게 전화를 걸어왔다. 통화 버튼을 누르자 절친의 생글거리는 음성이 귓전을 때렸다. “나연아, 깜짝 놀랐지! 내가 너보다 먼저 부용시를 싹 훑어봤는데 정말 환상적이더라. 주천우 가이드 완전 백 점 만점에 백 점이야!” 그녀는 눈치 없이 여행의 즐거움을 늘어놓았다. 마치 주천우의 휴대폰 화면에 찍힌 서른 통의 부재중 전화는 아예 보지도 못한 것처럼 말이다. 나는 아무 말 없이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마침내 그녀가 춥다고 웅얼거리자, 그제야 주천우가 전화를 넘겨받아 차갑게 용건만 던졌다. “먼저 얘 호텔에 데려다주고 갈 테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 그의 일방적인 통보에 내가 문득 물었다. “너 내가 여기서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아?” 주천우는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차갑게 대꾸했다. “네 단짝이잖아. 겨우 이런 일로도 샘을 내야겠어?” 대놓고 나를 탓하는 목소리에 더는 아무 대꾸도 하고 싶지 않았다. 전화를 끊음과 동시에 제경시로 돌아가는 카풀 차량이 도착했다. 기사는 내 모습을 힐끔 보더니 참지 못하고 한마디를 건넸다. “아가씨, 자정이 훌쩍 넘은 시각이라 이 부근은 치안이 무척 험해요. 가족이라는 사람들이 어떻게 아가씨를 이런 곳에 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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