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봄을 빼앗은 궁
적녀인 언니가 병으로 세상을 떠난 뒤, 나는 동궁에 들어가 태자의 첩이 되었다.
동궁에서 보낸 육 년 동안 조정겸은 나를 다정하게 대했고, 어린 황손은 친어머니처럼 따랐다.
언니를 닮은 유정월이 나타나 제 입으로 언니의 환생이라 하기 전까지는.
그때부터 모든 것이 달라졌다.
황손은 그녀를 살갑게 어마마마라 부르면서, 나를 남의 자리를 차지한 가짜라고 욕했다.
유정월이 내 뱃속 아이가 황손의 자리를 위협할까 두렵다고 하자, 조정겸은 그 한마디에 임신한 내게 낙태약을 들이부었다.
"나원아, 너는 사생아에 불과하다. 동궁에 들어온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해야지. 네 몫이 아닌 것까지 탐내지 마라."
사흘 동안 죽을 듯한 통증에 시달렸다. 침상이 피로 물들고, 이미 사람의 형체를 갖춘 딸을 잃었다.
정신을 차린 나는 망가진 몸을 이끌고 황후 앞에 무릎을 꿇었다.
"육 년이 지났습니다. 황후 마마, 이제 저와 어머니를 놓아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