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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한별곡

애한별곡

얼마 지나지 않아 동굴 입구에 먹빛 초록색 두루마기를 두른 사내가 나타났는데 허리에는 칼집 없는 장도가 걸려 있었다. 그는 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강소현?" 나는 대답하지 않고 그저 단도를 뽑아 들었다. 그는 가볍게 웃더니, 곧 품 안에서 영패 하나를 꺼내 내 앞으로 던졌다. 나는 조심스럽게 그것을 주워 살펴보았다. 위에는 한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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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의 종말, 그리고 나의 시작

연락의 종말, 그리고 나의 시작

3년의 장거리 연애, 한 달 동안 쉬지 않고 야근하며 간신히 시간을 내어 남자친구를 보러 갔을 때, 그는 연락 두절이었다. 낯선 타지에서 혼자 꼬박 열 시간을 기다린 후에야 그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뒤늦게 전화를 걸어왔다. 통화 버튼을 누르자 절친의 생글거리는 음성이 귓전을 때렸다. “나연아, 깜짝 놀랐지! 내가 너보다 먼저 부용시를 싹 훑어봤는데 정말 환상적이더라. 주천우 가이드 완전 백 점 만점에 백 점이야!” 그녀는 눈치 없이 여행의 즐거움을 늘어놓았다. 마치 주천우의 휴대폰 화면에 찍힌 서른 통의 부재중 전화는 아예 보지도 못한 것처럼 말이다. 나는 아무 말 없이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마침내 그녀가 춥다고 웅얼거리자, 그제야 주천우가 전화를 넘겨받아 차갑게 용건만 던졌다. “먼저 얘 호텔에 데려다주고 갈 테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 그의 일방적인 통보에 내가 문득 물었다. “너 내가 여기서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아?” 주천우는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차갑게 대꾸했다. “네 단짝이잖아. 겨우 이런 일로도 샘을 내야겠어?” 대놓고 나를 탓하는 목소리에 더는 아무 대꾸도 하고 싶지 않았다. 전화를 끊음과 동시에 제경시로 돌아가는 카풀 차량이 도착했다. 기사는 내 모습을 힐끔 보더니 참지 못하고 한마디를 건넸다. “아가씨, 자정이 훌쩍 넘은 시각이라 이 부근은 치안이 무척 험해요. 가족이라는 사람들이 어떻게 아가씨를 이런 곳에 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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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놀이

운명의 놀이

오빠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계속 해외에 있어서 만날 기회가 없었어. 내 동생은 유서아라고 해, 서아가 선우 이식에 맞았어.” “동생?” 임명희의 눈이 커지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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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태어난 김에 잘 살아보자

다시 태어난 김에 잘 살아보자

유기천은 잠자코 있다가 문득 물었다. “왜 똑같이 전 황제의 아들인데, 내 이름이 유기천인지 알고 있어?” 다른 형제들의 이름에는 모두 ‘유’자와 ‘정’자가 들어있다. 지금의 황제도 이름이 유정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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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아노르

엘리아노르

카상드르 내 뒤에서 철문이 내 뼛속까지 울리는 금속성 굉음과 함께 쾅 닫힌다. 번호, 코드, 세상에 잊힌 이름: 카상드르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시스템이 기꺼이 보는 것만이 남을 뿐이다. 감방 하나. 쇠창살 하나. 철제 침대 하나. 그리고 이 냄새... 역한 소독약과 퀴퀴한 공기가 뒤섞여 내 콧구멍을 태우고 피부에 달라붙는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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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비밀

왕의 비밀

무홍일의 웃음은 마치 귀신을 보는 듯한 섬뜩함을 느끼게 했다. 그 사악한 웃음이 천천히 옅어질 때쯤 갑자기 고월영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난 강현우, 딱 한 사람만 좋아합니다.” 강현준의 꼭 쥔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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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에스)

S(에스)

페이지가 넘어가는 소리, 연필이 종이를 긁는 소리, 그리고— 아주 짧게 오가는 몇 마디의 대화. “여기, 이거.” 사치코의 목소리였다. 쿠미가 고개를 조금 기울이며 책을 들여다보았다. “아…” 짧은 반응이었다. 그걸로 충분하다는 듯, 사치코는 다시 시선을 내렸다. “이건 어때?” 이번에는 쿠미였다. 조심스럽게, 하지만 망설임 없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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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쓰레기

굿바이 쓰레기

3일 후, 남설아는 사무실에서 천기준이 방금 가져온 문서를 검토하고 있었다. 그 문서에는 서도현이 소속된 해외 투자회사에 대한 상세한 조사 보고가 담겨 있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회사의 이름은 블랙스톤 캐피탈이고 등록지는 케이맨 군도이며 주요 사업은 벤처 투자, 사모펀드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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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모르는 일

네가 모르는 일

김서준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전화를 받았다. “김 대표, 지금 시간 돼? 다은이랑 혼사로 얘기 좀 나누지?” 상대는 바로 허다은의 아빠이자 전설로 불리는 해상 그룹 회장이었다. “저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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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사위면 될까?

재벌 사위면 될까?

“이 소주, 패를 오픈해 주시죠.” “그럴 필요없어. 이번 판은 비겼어. 하 씨, 운이 좋았어!” 이걸윤은 직접 패를 펼쳐 보였다. 그의 히든카드는 K였다. 앞의 9와 3을 합치면 모두 21점을 이미 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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