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번의 눈물 끝에 피어난 꽃
한서윤은 강성에서 이름난 명문가의 아가씨였다. 거문고와 바둑, 글씨와 그림, 바느질과 예법까지 무엇 하나 빠지는 게 없었다. 말할 때는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고, 걸을 때는 치맛자락 하나 흐트러지지 않아, 경성 귀족 아가씨들이 앞다퉈 본받는 모범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혼인한 사내는 전장을 누비며 여인을 아낄 줄 모르는 사내, 강무진이었다.
첫날밤부터 잠자리를 열댓 번이나 했고, 그녀는 침상에서 내려오지도 못할 정도로 지쳐 있었다. 이후 삼 년 동안은 갈수록 심해졌다.
서재와 마구간, 대청과 사당을 가리지 않고 온갖 방식으로 그녀를 괴롭혀 온몸이 부서질 듯 아팠다.
"부인, 앞으로 아껴 주겠다."
이런 말은 들은 적도 없었다.
"어쩌면 이렇게 음탕한 것이냐?"
"이렇게 밝히는 걸 보니, 많이 외뤄웠나 보구나."
그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이었다.
그럴 때마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고 눈물을 삼키며 묵묵히 견뎠다.
그는 무장이었다. 오랫동안 변방에서 전장을 누볐으니 다정한 표현을 모를 수도 있고, 상스러운 말도 그저 표현 방식이 거친 탓이라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강무진이 변방에서 승리하고 돌아왔다. 갑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사람을 시켜 그녀를 축하연회에 데려오라 했다.
손님들이 가득한 연회장에서 술잔이 오가는 가운데, 그는 상석에 거만한 태도로 앉아 있다가 돌연 그녀를 다리 위로 끌어당겼다. 그리고 그녀를 억지로 욕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