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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의 속삭임

망각의 속삭임

백영은 큰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다. “내가 보낸 영상 봤지? 이제 너도 상철이가 널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을 거야. 그러니 제발 상철이를 놔줘. 서로 좋게 끝내야 지.” “상철이가 좋아하는 건 나고, 사랑하는 것도 나야.” 백영은 목을 덮은 셔츠를 내리고 거기 키스 자국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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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기억

천년의 기억

햇볕이 벤치 위에 고르게 내려앉아 있었고, 나무 그림자가 바닥에 느리게 흔들리고 있었다. 그녀는 그늘과 햇빛의 경계를 발끝으로 넘나들며 잠시 서 있었다. 경계라는 것은 늘 불안정하지만, 동시에 머물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그때 전화가 울렸다. 도진이었다. “잠깐 통화 괜찮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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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소유

악마의 소유

“칼날을 뽑을 수 없습니다, 돈(Don). 과다출혈로 사망하실 수 있습니다.” “아니, 그게 아니다. 다른 이야기를 하는 거다.” 나는 다시 어둠 속으로 빠져들기 전에 가까스로 그에게 모든 것을 일러주었다. --- “돈(Don)… 돈(Don)?” 이그나시오가 내 팔을 가볍게 두드리며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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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나 부자 맞아

그래, 나 부자 맞아

어둠이 드리우고 학교 정원에 가로등이 켜졌다. 불빛이 나무잎 사이로 길을 비췄다. 두사람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진다. 조용하니 꽤 낭막적이었다.하지만 이건 연기일 뿐이다. 강유리는 만감이 교차하고 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조차 구분이 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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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련 : 사랑을 탐하다

탐련 : 사랑을 탐하다

하늘에서 흘러내린 은빛의 강물이 계곡을 감싸고, 그 빛 속에서 땅과 하늘의 경계가 사라졌다 바위 절벽 사이로 흘러드는 물 위에, 달빛이 유리처럼 부서지며 흩날렸다. 은빛 조각들은 강물 위를 따라 번져가다, 마침내 별빛과도 섞여 하나의 장막을 이루었다. 그 장막 속에 두 그림자가 어렸다.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큰 그림자 하나, 그리고 그 곁에 기댄 작은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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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서 각성한 용

내 안에서 각성한 용

오거스가 어둠이 강림한다라고 외치는 순간, 그들이 서 있던 바닥의 흰색 촛불로 이루어진 오각별이 갑자기 밝아지며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빛을 발했다. 곧이어 짙은 검은 안개가 뿜어져 나와 주변을 뒤덮었다. 눈앞의 시야는 점점 좁아졌고, 10미터 너머는 완전히 암흑으로 변했다. 심지어 오거스와 그 일행의 기운조차 숨겨져 감지할 수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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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해 줘 2.1

키스해 줘 2.1

나는 내 손가락 아래의 흉터를 – 날카로운 음, 순수한, 갑자기 더 어두운 구절로부터 나타나 허공에 매달리는, 예상치 못한, 아름다운 – 연주한다. 이것은 노래가 아니다. 이것은 초상화다. 지도 제작. 3분 안에, 나는 모든 것을 요약한다. 폭력, 포기, 상대의 몸 속에서 발견된 평화. 어둠 속의 빛. 마지막 화음이 사라질 때, 나는 잠시 눈을 감은 채로 있는다. 이어지는 침묵은 진동하고, 가득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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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아래 끝난 인연

달빛 아래 끝난 인연

하윤성이 승상의 자리에 오른 날, 승상부로 돌아온 그가 서하영에게 처음 꺼낸 말은 고예진을 평처로 맞이하겠다는 것이었다. 서하영은 아무 말 없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이후, 그녀는 예전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예전의 서하영은 하윤성이 어느 시녀에게라도 눈길을 주었다는 말만 들어도 오래도록 괴로워했다. 하지만 이제 그녀는 직접 고예진을 평처로 맞이하는 의식을 주관하고 있었다. 의식은 성대했고, 준비 과정 또한 빈틈이 없었다. 그 규모와 격식은 자신이 혼례를 올리던 날보다도 훨씬 더했다. 예전의 서하영은 늘 이런저런 이유를 만들어 하윤성의 서재로 탕과 다과를 보냈다. 하지만 지금의 그녀는 바깥출입을 삼가며 조용히 지낼 뿐, 더 이상 그의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또한 예전의 그녀는 매일 정성껏 단장하며, 혹시라도 그의 눈길 한 번 받을 수 있기를 바랐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자신을 꾸미지 않은 채, 조용히 처소에 머물 뿐이었다. 심지어 하윤성이 먼저 그녀의 처소를 찾아와 입을 맞추려 했을 때조차, 서하영은 조용히 그를 밀어냈다. “소첩은 오늘 몸이 불편하여 서방님을 제대로 모시기 어려울 듯합니다. 예진 동생은 승상부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지금은 서방님의 보살핌이 필요할 것입니다. 허니 서방님께서는 동생의 처소로 가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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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녀는 오늘도 운명 카드를 뽑습니다》

《악녀는 오늘도 운명 카드를 뽑습니다》

어두워졌다. 실제로. 불이 꺼진 게 아니다. 공간 위. 다른 공간. 겹친다. 검은. 문. 하나. 테이블. 뒤. 나타난다. [63번 고정 운명 지점.] 「길은 보드 밖에도 있습니다.」 세레나가. 천천히.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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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잔인한 축복

가장 잔인한 축복

네온사인이 눈부시게 쏟아지고, 깔깔거리는 웃음소리와 활기찬 음악 소리가 밀물처럼 밀려드는 거리에 서면 이 끔찍한 소외감이 조금은 씻겨 나갈 것 같았다. 하지만 화려한 도심의 불빛은 유현의 어둠을 밝혀주지 못했다. 오히려 수많은 인파 속에서 홀로 서 있는 유현의 발걸음에는 최소한의 생기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의 내면에 드리워진 어둠은, 밤거리 바닥에 길게 늘어진 그의 그림자보다 훨씬 더 짙고 차가웠 다. “……어? 유현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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