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닿지 못한 마음
대전 안, 조민소는 눈가에 차오른 물기를 애써 눌러 삼켰다. 이윽고 한 자 한 자 황제를 향해 또렷이 힘주어 아뢰었다.
“폐하, 신이 지금껏 세운 군공을 대가로 군주(郡主) 임지영과의 혼약을 파하고자 하옵니다.”
“아울러 변방 수비를 자청하오니 윤허하여 주시옵소서. 이레 뒤 경성을 떠나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나이다.”
황제의 눈에는 안타까움이 가득했다.
“민소야. 오늘 막 전장에서 돌아온 네가 어찌 벌써 다시 떠날 생각부터 한단 말이냐?”
“너와 지영이는 짐이 어려서부터 지켜본 아이들이다. 네가 지난 삼 년간 변방에 나가 있는 동안 그 아이와 네 부모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짐은 어느 정도 전해 들었다.”
황제가 길게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결국 그들이 네 마음을 저버렸구나.”
잠시 말을 멈췄던 황제가 이내 부드럽게 덧붙였다.
“그래도 마지막으로 한 번은 기회를 주어 보자꾸나. 짐과 내기를 하나 하자. 이레 안에 그들이 네 결심을 눈치채고 너를 붙잡는다면 경성에 남거라. 허나 끝내 아무도 네 마음을 알아주지 못한다면... 그때는 짐도 네가 떠나는 것을 막지 않으마.”
조민소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미련 따위는 이미 버렸다고 생각했다.
그런데도 마음 깊은 곳에서는 아주 희미한 기대 하나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과연 그들이 무언가 이상하다는 걸 알아채고 나를 붙잡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