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후로 들려온 강시헌의 소식은, 내 결혼식 날 그가 술에 취해 운전하다가,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사고 후유증으로 평생 장애를 안고 살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일까?
나는 그날, 배하민과 반지를 교환했다.
삼촌과 외할머니의 축복 속에서, 나는 행복한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그 떨림은 공포도 아니고 피로도 아니고 전쟁터에서 수없이 맞닥뜨린 긴장조차 아니었다.
이 감정은 그 어느 것과도 닮지 않은 그러나 몸이 가장 먼저 알아채는 감정
“불길함과 분노가 섞인 뜨거운 통증”
이었다.
도진은 회랑과 뜰 사이의 그림자 속에서 숨을 죽이며 두 사람을 마주 보았다.
곧이어 화려한 로고가 박힌 외제차 한 대가 멈춰 섰고, 선글라스를 쓴 남자가 내리며 실죽 웃었다.
“야, 한 봄. 너 진짜 여기서 이러고 살고 있었냐? 강남 클럽 바닥 평정하던 리사가 시골 구석에서 효녀 코스프레라니. 웃겨서 말이 안 나오네.”
남자의 조롱에 봄은 입에 물고 있던 사탕을 바닥에 뱉어내며 서늘하게 대꾸했다.
복수와 공포, 억압과 두려움이 한꺼번에 해방되는 듯한 눈물이 흘렀다.
나는 다시는 고향으로 돌아오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2년 뒤,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로 인해 다시 돌아오게 되었다.
나는 삼촌과 함께 인근 마을에 머물게 되었다.
어느 겨울날, 매서운 바람이 불던 거리에서 나는 우연히 이건욱을 다시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