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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거슬러

시간을 거슬러

낯선 사내의 목소리가 가라앉자 이내 익숙한 여인의 음성이 이어졌다. “저 라채월이 맡은 일이니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늦어도 내일 오후에는 화물선이 북쪽으로 출발할 것입니다. 다만 주공께서 제게 약속하신 것은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서인경은 온몸의 털이 비쭉 서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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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밤의 끝에서

끝없는 밤의 끝에서

“이번 사건만 끝나면, 너랑 하루에게 더 시간을 낼게.” 그가 끝내려 했던 것은 단지 사건만이 아니었다. 내 삶도 함께 끝나 있었다. ‘심재현, 네 기대는 결국 산산조각 날 운명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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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당신을 버릴 차례

이제 당신을 버릴 차례

사랑의 반대말은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이라는 걸. 그때 핸드폰이 짧게 진동했다. 모르는 번호로 문자 한 통이 도착했다. [하남우를 보고 싶으면 오늘 밤 12시, 혼자 남쪽 부두로 와.] 은희의 눈이 크게 흔들렸다. 벌떡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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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겨울, 늦은 봄

늦은 겨울, 늦은 봄

“걱정하지 마. 앞으로 더는 귀찮게 하는 일 없을 거야. 내가 이렇게 부탁하마.” 수화기 너머에 정적이 흐르더니 이내 확신에 찬 목소리가 들렸다. “죄송해요. 지금 잘 지내고 있고 돌아갈 생각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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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닿지 못한 너에게

끝내 닿지 못한 너에게

영영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는 걸. 창밖 햇볕은 여전히 따뜻했지만 다시는 누군가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와 큰 소리로 한서준이라는 이름을 외치지 않을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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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기억

천년의 기억

이수는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순간적으로 찾지 못했다. 그때 멀리서 내관이 다급히 달려왔다. “저하! 상참 시각이 다가오고 있사옵니다!” 세자는 고개를 돌리지 않은 채 짧게 말했다. “아느니라.” 그러고는 다시 이수를 바라보았다. “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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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선물

마지막 선물

“돌아와 줘서 고맙다, 정말로 고맙다.” 연아도 콧소리를 섞어 말했다. “이 못된 년! 너, 왜 진작 우리한테 말하지 않았어.” 나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다행히 모든 것이 이제 끝났다. 고개를 들어 창밖을 보니, 햇살이 창가로 기울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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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에는 내가 너를 살릴게.

이번 생에는 내가 너를 살릴게.

입술이 비뚤어졌다. “이런 식으로 사람을 늘릴 줄은 몰랐네. 그렇다면 주기도 촉박하게 해놓았을 텐데.” 주하가 시우를 다시 바라봤다. “다음 주기는 언제야?” “…현명은 11월. 현유렌는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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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린 건 나였지만, 무너진 건 너였다

버린 건 나였지만, 무너진 건 너였다

허아연이 휴대폰을 꺼내 메모를 확인하더니 고개를 들어 주현우에게 말했다. "다음 주 토요일은 이미 약속 있어요." 허아연이 시간 없다는 말에 주현우도 더 이상 말이 없었고 허아연은 옆방으로 들어갔다. …… 월요일 출근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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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기에 잠식된 대공

마기에 잠식된 대공

쓸 수 있는 힘이 있으면. 지금 썼다. 해야 하는 일이 있으면. 지금 했다. 내일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니까. 그런데. 요즘은. “조금.” 그가 말했다. “남겨보고 싶어.” 엘라는. 말없이. 그를 봤다. “다음 겨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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