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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결합은 잘못된 선택이었다

재결합은 잘못된 선택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란 남편 고윤재와 재결합한 지 3년째 되던 해, 이수연은 별생각 없이 참석한 동문 모임에서 남편의 충격적인 비밀을 알게 됐다. 그 비밀을 털어놓은 사람은 학창 시절 퀸카로 유명했던 정지안이었다. 누군가 살면서 가장 짜릿했던 일이 뭐냐고 묻자, 술기운이 오른 정지안은 손에 든 잔을 가볍게 흔들며 도발하듯 입을 열었다. “음... 윤재 선배의 숨겨진 애인으로 지내온 거? 더 짜릿한 건 선배 와이프는 우리가 헤어진 줄 철석같이 믿고 있다는 거야.” 정지안은 거리낌없이 말을 이어 갔다. “사실 우리 사이엔 아이도 있어. 난 지금도 선배가 사 준 한정판 슈퍼카를 몰고, 선배가 주는 생활비로 살고 있어. 선배가 마련해 준 별장에는 도우미들까지 따로 있고...” 폭탄이나 다름없는 고백이었다. 순식간에 모든 사람의 시선이 이수연에게 쏠렸다. 이수연이 바로 고윤재의 아내였으니까. 사람들은 이수연이 충격에 빠져 울음을 터뜨리거나 당장 정지안에게 따져 묻기를 기대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이수연은 울지도, 화를 내지도 않았다. 그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태연히 자리를 지켰다. 마침 웨이터가 빈 잔에 술을 따라 주자, 이수연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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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뒷면

세상의 뒷면

"나오기 전에 남기고 왔어. 다음 사람한테. 그 애가 그걸 찾아서 읽었어. 다 베꼈어. 그게 정답인 줄 알고." 해인이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운동회 날 밤에 한 이야기였다. "……이름이 뭐야. 그 애." 나는 잠깐 망설였다. 그리고 말했다. "가을이야. 송가을. 열여덟 살." 해인이 그 이름을 속으로 따라 하는 게 보였다. 입술이 움직였다. 소리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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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라진 뒤에야 찾아온 후회

내가 사라진 뒤에야 찾아온 후회

동생과 약혼녀가 죽은 지 6년째 되던 해, 나도 내 무덤을 골랐다. 마지막으로 두 사람의 묘를 찾으러 가기 전, 엄마가 불쑥 입을 열었다. "민재야, 올해는 가지 않아도 돼. 사실 두 사람은 죽지 않았어." 나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그러자 두 사람이 동생 방에서 걸어 나왔다. 송지훈은 입꼬리를 올리며 옆에 선 윤지아에게 장난스럽게 말했다. "내가 내기에서 이겼지? 형은 영원히 눈치채지 못할 거라고 했잖아." "이제 누가 위야? 응? 지아야?" 말이 끝나자, 내가 조금만 억울한 일을 당해도 울던 여자가 이제는 못마땅한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휴, 그냥 민재가 너무 멍청했던 거야. 우리가 바로 옆집에 살았는데도 몰랐잖아." 엄마가 동생 방에 들어가지 못하게 한 건 두 사람을 떠올리면 슬플까 봐서가 아니었다. 그 방이 옆집과 이어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정말 어리석었다. 죽기 한 달 전까지도 두 사람의 묘를 찾아갈 생각만 하고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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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

새로운 시작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나 내 기억의 깊은 곳에 있던 어릴 적 재욱이 다시 나타났다. “지금 몇 년도야?” 내가 물었다. 그러자 앞에 있던 재욱이 조금 당황한 듯 보였지만 대답해 주었다. “오늘 금요일이잖아. 공부 너무 해서 바보 됐나?” “아니, 몇 년도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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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번의 거절

또 한 번의 거절

“몸이나 잘 회복해. 쓸데없는 생각하지 말고.” 그가 말을 아끼자 도아린은 왠지 의심이 들었다. 그녀가 몇 번이나 물어본 끝에 진수혁이 대답했다. “17일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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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돌아 다시 그대에게

돌고 돌아 다시 그대에게

“우리 희주가 참 살뜰하기도 하지. 어서 폐하께서 너랑 주혁이의 혼사를 윤허하는 교지를 보여다오.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데, 이제야 네가 나더러 어머니라 부르는 소리를 듣겠구나.” 이때 강태호는 내 뒤를 힐끗 살피더니 곧장 얼굴을 붉혔다. “그 녀석이 또 너를 혼자 돌려보냈느냐? 폐하께서 혼인을 윤허하는 교지까지 내리셨는데, 어찌 아직도 너를 아낄 줄 모른단 말이냐! 돌아오면 내가 단단� � 혼내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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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쓸 운명

다시 쓸 운명

궁중에서 베푸는 연회만 해도 매년 수십 차례가 넘었다. 전생에는 최진겸 덕분에 적지 않은 연회에 참석했다. 모두가 무시하는 존재에서 나중에는 서로 얘기가 통하는 귀부인들과 친해졌다. 그 동안 겪은 정신적 피로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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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의 재회, 그의 폭주

5년 만의 재회, 그의 폭주

어떤 사람은 3개월에서 반년 안에 기억이 차례로 돌아온다고도 했다. 특히 감정적 자극이 클수록 기억 회복이 빨라지는 경우가 있었다. 머리가 활발하게 돌아가거나 감정이 크게 흔들리고, 고통이나 슬픔, 공포 같은 강한 감정을 겪을 때 회복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했다. 무엇보다 마음을 편하게 먹고 하루를 차분하게 살아가며 감정 변화가 너무 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했다. 의사의 설명과 조언을 들은 허서령은 불안한 마음으로 병원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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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태어난 김에 잘 살아보자

다시 태어난 김에 잘 살아보자

나는 그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해 해독과 보약을 지어 주었다. 낮에는 진료를 보고, 밤에는 아버지가 남긴 옛 의서들을 파고들며 그의 수명을 조금이라도 늘려 보려 애썼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시점에 배이경과 재회하고 말았다. “미정아, J시에 주씨 가문의 한약방이 새로 생겼다고 해서 혹시나 했더니, 역시 너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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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기억

천년의 기억

잠시 생각한 뒤 천천히 타자를 눌렀다. ‘네. 무사히요. 이수 씨도요.’ 몇 초 뒤, 다시 진동이 왔다. ‘네. 오늘… 고마웠어요.’ 도진은 그 ‘고맙다’는 말의 무게를 가볍게 넘기지 않았다. ‘저도요. 오늘은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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