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이제 스물다섯이야, 스무 살 때, 철이 없어서 멍청한 짓 한 거 엄마가 탓하지 않을게. 하지만 너 아직까지는 젊었으니까 돈 있는 집 도련님들이 그래도 너를 좋아해 주는 거야. 너 이제 서른 넘으면 그 사람들이 너 쳐다 볼 줄 알아? 그때 가서 후회해도 소용없어!”
“저 절대 후회하지 않을 거예요!”
박시율이 그 말을 남기곤 방으로 들어갔다.
“아린 씨 이름은 어머님이 종종 아린 씨를 칭찬해서 알게 된 거예요. 오늘 제 일도 끝났고 미자 씨, 저 앞으로 다시는 오지 않을 거예요.”
“내가 문까지 바래다 줄게.”
시어머니는 급히 뒤따라 나갔다.
흑인의 먼 눈을 보며 왠지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정말 내가 오해한 걸까? 근처에 정말 흑인 마사지사가 있는 거야?’
“3년 전에 내가 잘못한 건 맞아. 하지만 나랑 강채희 사이엔 정말 아무 일도 없었어. 아무리 화가 났어도 벌써 3년이나 지났잖아. 정말 이렇게 우리의 결혼 생활과 두 아이를 모두 버릴 셈이야?”
“정수랑 연수도 잘못을 뉘우치고 있어. 당신이 떠난 뒤로 아이들이 정말 많이 변했고, 당신을 많이 그리워해.”
“은아야, 나도 당신이 정말 보고 싶었어.”
그의 눈동자에 뒤늦은 후회와 회한이 서렸다.
설령 그가 뺨이 헐도록 친다고 해도 이미 죽은 사람은 다시 살아 돌아올 수 없었으니까.
신유나는 몸을 굽히며 그를 달랬다.
“태훈아, 이건 네 잘못이 아니야. 그러니까 너무 자책하지 마. 어차피 인간은 부활할 수 없어. 그러니까 우린 애도하자.”
그러자 오태훈은 그녀를 확 밀쳐냈다.
그리고 앞에 앉아서 주저리주저리 혼잣말을 늘어놓았다.
“만약 다음 생이 있다면 내가 구호준을 사랑하는 만큼 누군가가 나를 사랑해줬으면 좋겠어요. 엄마 아빠를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과연 올까요?”
나는 무의식중에 아랫배를 만졌다. 무려 나의 가장 소중한 보물이 있었던 곳이지 않은가?
“서준아, 잊었어? 네가 결혼하려는 저 여자가 얼마나 음흉하고 악독한지 말이야. 만약 연희가 그 사고를 꾸미지 않았다면, 네 눈이 어찌 멀었겠어? 네가 눈이 멀지 않았더라면, 연희가 너에게 각막을 기증해 빚을 지게 하고 널 수년간 묶어둘 기회가 있었겠냐고!”
드디어 왔다.
내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갔다.
내가 고대하던 순간이 마침내 찾아온 것이다.
이제야 그 오물을 내게 뒤집어씌우려 하다니.